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이자 북한 경제ㆍ국방공업을 이끌어온 주역인 연형묵(73) 국방위 부위원장의 사망은 북한 수뇌부의 점진적 세대교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연 부위원장뿐 아니라 군부와 노동당의 고위간부 상당수가 70세를 넘긴 고령으로 각종 지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북한 서열 3위인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은 만성 신부전증으로 이미 한쪽 신장을 제거하고 지난 2001년 7월 중국 301병원에서 나머지 신장마저 이식받았다.
노동당 대외연락부 강관주 부장이 신병치료차 지난해 4월 중국을 다녀갔으며 계응태 노동당 비서도 치매를 앓아 같은 해 5월 중국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남북관계를 총괄하고 있는 림동옥 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역시 폐암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창건 60돌을 맞아 10일 김 위원장의 참석하에 열린 열병식 주석단 서열만 봐도 15위권 내에 드는 노동당, 군부, 외교ㆍ경제 등 주요 분야의 실력자 대부분이 70세를 넘긴 고령이다. 이는 내각을 중심으로 한 행정ㆍ경제기관이 실무형 중심으로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 지도부의 고령화는 경제개혁과 북미관계ㆍ남북관계 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국방위는 23일 연 부위원장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른다고 발표했다. 국장은 권력 핵심층에 한해 거행되는데 고(故) 김일성 주석의 경우 사망일인 94년 7월8부터 17일까지 애도기간에 이어 7월19일 국장으로 거행됐다.
국장은 보통 3~5일장이며 연 부위원장은 3일장을 치른다. 정부는 연 부위원장이 상당 기간 남북대화에서 북한을 대표해온 점에서 조의를 표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에 조의를 표명할 경우 또 다시 국가 정체성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