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GM대우자동차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위해 선물환 매도계약 만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20일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은행은 오는 5~6월 만기가 돌아오는 GM대우의 선물환 계약 8억9,000만달러 중 절반을 만기 연장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총 선물환 매도계약은 37억달러 수준이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GM대우가 지난 16일 산업은행을 방문해 5월과 6월 만기가 돌아오는 8억9,000만달러 규모의 선물환 계약에 대해 만기를 연장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며 “8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21일까지 만기연장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GM대우는 원ㆍ달러 환율 970원대에 선물환 매도계약을 맺었지만 현재 환율은 1,300원을 웃돌아 환차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5~6월 만기도래하는 선물환 계약이 연장되면 GM대우는 4,000억원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환 계약 만기연장 여부를 놓고 채권단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만기연장은 신규자금이 투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지하는 입장과 선물환 계약 상환을 감안해 반대매매를 한 만큼 만기연장은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맞서고 있다.
하지만 GM대우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에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미국 정부가 GM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지켜본 뒤 신규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GM대우는 2월 1조원의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으며 산업은행은 현재 실사단을 파견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GM 본사와 별도로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며 “GM대우가 미국 GM 판매망에 의존해 영업을 하고 있는 만큼 GM대우 처리도 본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GM대우가 5월까지는 유동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GM 처리방향이 결정된 후 신규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워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