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가구 수의 80% 가까이 케이블TV에 가입해 있다 보니 케이블TV에 요구하는 공적책임은 거의 공영 지상파 방송에 맞먹는다. 다소 과중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케이블TV 사업자가 과거 중계유선의 지상파 난시청 해소 역무를 담당하고 있다 보니 그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터넷이 한두 시간 끊기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네티즌들조차도 똑같은 망으로 서비스하는 방송은 단 몇 초간의 방송사고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때문에 방송의 송출과 애프터서비스(AS)를 담당하는 부서는 늘 긴장상태다. 특히나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면서 방송사고의 위험은 몇 배나 증가하고 있고 그 사례도 다양하다. 컴퓨터가 다운되면 재부팅만으로 웬만한 문제가 해결되듯 디지털 방송도 셋톱박스를 재구동시켜서 해결되는 일들이 많지만 가입자는 손쉽게 케이블 방송사부터 찾는다. 천재지변에 의한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방송 불량의 원인이 TV 등 가전기기나 프로그램을 보내는 방송사에 있어도 지역케이블TV부터 찾게 마련이다.
이처럼 최근에는 인터넷을 활용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케이블TV 방송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유게시판과 같은 기능이 없다. 때문에 이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네티즌들과 일부 언론의 지적도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네티즌들의 댓글까지 이용해 일종의 압력을 행사하고 싶은 가입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감이 없지 않을 것이다.
초창기 케이블 방송사들도 자유게시판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나 무책임한 악의성 댓글 등으로 인해 해당 방송사의 가입자임을 확인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서 인터넷 민원을 접수하도록 운영시스템을 교체했다.
이는 케이블 방송사들만의 안일한 운영방식이 아니다. 최근 인터넷에서도 무책임한 댓글이 사회 문제화되고 있어 인터넷 실명제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각종 서비스 운영사들의 실명제 도입은 불가피한 조치다.
대형 은행들이나 거대 통신사들의 인터넷 게시판이 모두 이 같은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일부의 지적대로 케이블 방송사들이 자유게시판을 회원제로 운영하는 것은 영업에 방해가 돼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와는 별도로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시청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송위원회와 시청자윤리위원회, 그리고 협회와 같은 책임 있는 기관의 사후 평가시스템의 운영이 보다 철저히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