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구리가 좋아하는 방식

제2보(15~36)

[韓中日 바둑영웅전] 구리가 좋아하는 방식 제2보(15~36) 노승일ㆍ바둑평론가 흑17이 상대방을 교묘하게 자극하고 있다. 보통은 가로 그냥 미는 것인데 이렇게 2선으로 달린 것은 특별한 주문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도1의 백1로 막으면 일단 2로 올라서서 상대의 포위망에 단점을 만들어놓고 4로 실리를 최대한 챙길 예정이다. 상변에 흑의 기착점이 있는 터이므로 장차 흑이A로 끊는 것이 백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그 속셈을 간파한 이세돌은 역으로 18에 붙였는데 구리가 19에서 25까지를 선수로 두고 좌하귀에 먼저 손을 돌리자 바둑은 벌써 흑의 페이스가 된 느낌이다. 87트리오의 홍성지는 이세돌의 백18이 좀 심했다고 지적했다. 참고도2의 백1로 지켜 실리의 균형을 맞추고 싶다는 것이 홍성지의 주장이었고 이영구와 윤준상도 그 말에 찬동이었다. 흑33은 35의 자리에 모는 것이 상식인데 구리는 여기서도 색다른 취향을 선보였다. 흑35까지 흑은 확정지를 최대한 확보했다. “구리가 좋아하는 방식의 바둑이 되고 말았어.” 이영구가 하는 말. 먼저 실리를 확보하고 나서 상대의 진영을 슬슬 삭감해 버리는 요령. 구리가 애용하는 방식이자 조훈현을 비롯한 고수들이 진작부터 채택해온 전술이다. 입력시간 : 2006/09/0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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