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원모(29) 씨는 요즘 트위터를 거의 하지 않는다. 매일 올라오는 수백개의 트윗(단문 메시지) 때문에 트위터를 하는 재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원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인사나 가까운 지인들만 팔로우(follow) 하여 소수 트윗만 확인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소위 말하는 ‘맞팔’ 때문이다. 지난 6월엔 맞팔을 거의 하지 않는 한 방송사 유명 앵커를 비난한 이용자를 네티즌들이 집단 공격한 해프닝이 있었다. 이 앵커를 팔로우 하는 사람은 12만명 이상이지만 이 앵커가 팔로우 하는 사람은 6명에 불과하다. 이렇듯 문제가 되고 있는 맞팔이란 서로가 서로를 팔로우 하는 것으로 싸이월드의 ‘일촌’과 비슷한 개념이다. 다만 싸이월드와 달리 트위터는 상대의 동의없이도 팔로우할 수 있다. 맞팔을 하면 서로의 트윗이 자신의 트위터 창에서 실시간으로 노출된다. 이렇게 맞팔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록 자신의 창에 노출되는 트윗도 늘어나기 때문에 하루에 수백개의 트윗이 올라오는 건 금방이다. 게다가 특정인의 트윗을 재전송하는 ‘리트윗’ 기능을 자주 활용하는 이를 팔로우 하다 보면 트윗이 넘치게 된다. 단순히 맞팔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원 씨는 “주위 사람 중 누가 나를 팔로우 한다면 나 또한 그 사람을 팔로우할 수밖에 없다”며 “가끔 맞팔을 하지 않는 경우엔 왜 자신을 팔로우 하지 않느냐는 말을 듣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원 씨는 “하지만 나 또한 내가 팔로우 하는 누군가가 나를 팔로우 해주지 않으면 기분이 조금 상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맞팔로 발생한 많은 양의 트윗을 확인하기엔 트위터의 속도가 느리다. 아울러 사용자환경(UI)도 불편하다.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살피다 트윗과 연계된 아이디를 클릭하면 창이 바뀌게 된다. 특히 난감한 점은 익스플로러의 ‘뒤로’를 클릭해도 이전 창이 아닌 본인 트위터의 최신 화면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결국 아직 확인하지 못한 트윗을 보기 위해선 다시금 트위터 하단에 자리한 ‘more’를 여러 번 클릭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불편함 때문에 아예 맞팔을 하지 않고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유명인이나 친한 지인만을 팔로우 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대학생 정가영(22) 씨는 “대외용 트위터 외에 유명인들을 팔로우 하기 위해 트위터 계정을 하나 더 만들었다”며 “주위에 트위터 계정을 여럿 가진 친구들이 꽤나 있다”고 밝혔다. 다수의 계정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이름과 이메일 정도만으로도 트위터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 트위터(twtkr)를 서비스하는 드림위즈 관계자는 “현재 국내 트위터 가입자가 140만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복수의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