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망과 휴대폰 서비스 분야 등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상은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고있고, 우리는 이러한 사실에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 과거 철강려떼군棘煞?세계 정상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을 때, 이를 벤치마킹 하기 위해 찾아오는 나라는 거의 개발도상국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정보 통신 분야는 선진국에서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올 정도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정보통신 분야말고도 선진국이 우리를 배우러 오는 산업이 있다. 바로 신용카드 산업이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98년 65조원이었던 국내 신용카드 이용액은 지난해 6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서울경제 신문에 시리즈로 연재된 `신용카드25년 상거래가 변한다`에서 기술된 바와 같이 각종 IT 기술과 접목된 신용카드 산업의 질적 성장은 양적 성장을 능가할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원동력은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 공제`와 `신용카드 결제 거부에 대한 벌칙 규정`등의 정부시책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적 뒷받침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신용카드사들의 노력이다. 카드사들은 지난 92년 세계 최초로 카드 거래 이전에 승인 여부를 점검하는 전거래승인제를 실시하는 등 신용카드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신용카드는 기업금융과 담보 대출 위주의 영업에만 치중해 온 국내 금융산업의 풍토에서 제도권 밖에 있던 소비자금융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인 일등 공신이다. 또한 신용카드를 응용한 다양한 기술 개발을 통해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등 카드시장의 성장이 국내 IT산업의 실적과 기술력을 제고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신용카드 사용 확대는 기업이나 자영업자 등의 매출축소럽㈅?등을 통해 커온 지하경제를 축소시키고 있다. 지하경제 축소에 따른 납세실적 증가는 세수 증가를 가져와 재정건전화에 기여했다. 일평균 신용카드를 통한 상품 및 용역 구매는 615만건, 9,120억원에 달할 정도로 신용카드 보급이 확대되면서 지폐나 수표의 발행과 보관에 따른 비용을 상당부분 절감하게 되었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작년부터 가계부실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언론의 질타를 등에 업은 금융당국의 무차별 규제 공세를 받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적자 기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러한 결과는 카드사들의 자업자득인 측면이 많다. 무분별한 신규발급, 현금서비스에 치중한 영업 행태 등 과당 경쟁에서 빚어진 공격 경영이 가계부실을 초래하고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행태가 하루빨리 시정돼야 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에 따른 책임에 대해 금융당국이 자유로울 수 있을까?
금융당국은 카드사용 증대가 가져오는 내수진작에 따른 경기부양과 세수증가 효과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수수방관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돌변하여 가계부실에 대한 책임을 카드사에게만 뒤집어씌우고, 수수료 인하럽允茱?洲?비중 축소렛돗宅갠?제한럽堉拉域映?적립기준 강화 등 규제를 봇물처럼 쏟아냈다. 심지어 규제개혁위원회가 제동을 건 조항을 하위 규정으로 고쳐 규개위의 심의를 피하는 편법까지 동원했다. 금융감독당국의 조치는 업계의 수수료율 산정에 직접 개입하는 등 건전성을 감독하는 차원을 넘어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는 과도한 규제가 많았다. 어떠한 경우에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이러한 과도한 규제는 결국 가계부실의 책임을 금융기관과 개인에게 떠넘겨 금융기관의 손실확대와 신용불량자의 증가를 초래했다. 신용불량자의 급증은 카드사들의 무리한 공격 경영에 따른 것이지만, 당국의 무차별적인 각종 규제 역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옳던 그르던 신용카드사가 급전융통 시장에서 중요한 축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서민금융 전문기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동북아경제허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동북아금융허브를 구축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 2위의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일본이 관치금융의 폐단을 극복하지 못해 도쿄를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만들려다 좌절했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금융산업이 정책리스크에 노출되어서는 안된다.
신용카드 산업은 우리가 지향하는 지식기반 산업의 대표격인 금융업과 IT산업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산업으로, 우리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 새로운 국제표준을 만들고 있는 세계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해나가야 할 것이다
<조재환(민주당 국회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