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10년' 우즈 자선활동·체력훈련 붐 일으켜

[골프계 어떤 영향 미쳤나] 코스길이·드라이버헤드 확대에도 기여


이번 주 PGA투어 경기는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개막된 수정 스테이블포드 방식의 디 인터내셔널이다. 일반적인 스트로크방식과 달리 이글 5점, 버디 2점 등 잘하면 점수를 더하고 더블 보기 이하 -3점, 보기 -1점 등 못 치면 감점해 성적을 낸다. 출전자들은 어니 엘스, 리티프 구슨, 필 미켈슨 등 쟁쟁하다. 그러나 정작 골프계의 눈길은 이 대회에 불참한 ‘황제’ 타이거 우즈(31ㆍ미국)에게 더 쏠려 있다. 지난 주 최연소 50승 고지에 오른 데 이어 오는 28일(한국시간)로 데뷔 10년을 맞게 되자 우즈가 새삼 ‘골프계 최고 관심인물’로 부각된 것. 우즈의 여러 측면이 부각되는 가운데 그가 지난 10년 동안 골프계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에 대한 분석이 눈길을 잡는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자선활동 확대.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고 자선기금을 모아 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골프 클리닉은 물론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올해는 캘리포니아에 컴퓨터 및 항공학까지 배울 수 있는 교육장과 골프연습장을 갖춘 최첨단 ‘타이거 우즈 학습센터(Tiger Woods Learning Center)’를 열었다. 이 센터 건설에 들어간 2,500만 달러 중 절반은 우즈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자선활동은 다른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고 최근에는 거의 모든 대회 주최측이 대회 기간 중에 자선 이벤트를 펼쳐 기금을 적립하고 있다. 필 미켈슨이 최근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한 것도 우즈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선수들이 체력단련에 열을 올리고 골프 코스는 길어졌으며 드라이버 헤드가 커진 것도 우즈의 영향. 데뷔 5개 대회 만에 정상에 올라 196경기 만에 50승을 올린 그는 97년 마스터스에서는 12타차, 2000년 US오픈에서는 15타, 같은 해 브리티시오픈에서 8타차의 대승을 거둬 함께 출전한 선수들은 물론 대회관계자, 특히 대회장 측을 당혹스럽게 했다. 우즈 공포에 떨던 선수들은 그가 하던 대로 다양한 체력 보강 훈련을 통해 근육질 몸매를 만들었고 덕분에 골프는 ‘무슨 운동이나 되겠냐’는 지탄에서 벗어나 어떤 운동 못지않게 체력훈련이 필요한 ‘조용하지만 강한 스포츠’로 거듭났다. 배불뚝이에 줄담배를 피우던 ‘아저씨’골퍼 시대가 가고 미끈한 몸매의 ‘오빠’선수 시대가 온 것이다. 이렇게 선수들이 힘을 길러 비거리를 늘리자 점차 대회장 코스 전장이 늘어나고 그에 맞춰 최첨단 클럽이 등장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 우즈 덕에 돈을 번 골프코스 디자인 및 리모델링 업체와 클럽 업체들도 상당수다. 이밖에 우즈는 캐디와 선수의 관계에 대해서도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지난 99년 인연을 맺은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고용관계를 떠나 친구 이상의 정을 나누고 있기 때문. 한편 우즈는 다음 주 PGA챔피언십을 치른 뒤 28일 끝나는 WGC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에서 데뷔 10주년 기념 케이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데뷔 전이었던 밀워키오픈이 ‘뱅크챔피언십 인 밀워키’로 이름을 바꿔 이미 지난 7월 치러졌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