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차 신형 모닝

몸집 커지고 외형 공격적
안전·편의사양도 수두룩
세계서 가장 화려한 경차


지난 24일 기아자동차가 7년 만에 선보인 신형 모닝의 미디어 시승회가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열렸다. 서울에서 줄곧 영하 10도의 날씨에 움추려 있었던 터라 해비치호텔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수십여대의 모닝 중 샛노란 봄 컬러인'허니비 옐로우'를 선택했다. 차체를 경차 규제치까지 키워 구형에 비해 몸집이 확실히 커졌다. 차 높이가 기존 모닝보다 7cm나 높고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보다는 2.5cm 낮다. 헤드램프는 좀 더 공격적으로 변했고 네온바 스타일의 감성적인 후미등도 눈길을 사로 잡는다. 시동을 걸고 운전대를 잡았다. 신형 모닝은'히티드 스티어링 휠(옵션)'과 운전석 및 조수석의 열선 시트 덕분에 겨울에도 따뜻한 주행이 가능하다. 금새 훈훈해진 차 안에서 보이는 창 밖의 제주도 겨울 풍경이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신형 모닝은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경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차라는 이름이 무색한 최첨단 안전 사양과 편의사양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6개 에어백 전 모델 기본 장착 ▦차세대 차체제어장치 ▦4센서 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자동요금징수시스템 ▦급제동 경보장치 ▦경사로밀림방지장치 ▦7인치 음성인식 DMB 내비게이션 ▦스티어링 휠 리모컨 등이 전부 동급 최초다. 주행성능은 무난하다. 경차에게 경차 이상의 것을 기대하면 안 된다. 신형 모닝이 제 아무리 차급을 뛰어넘는 편의사양으로 무장하고, 신형 1.0카파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82마력, 최대토크 9.6kg.m의 동급 최고 동력을 확보했다지만 경차라는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는 없는 법. 생활 가속 영역인 시속 60~80km에서는 주행이 안정적이지만 100km 부터는 차체의 흔들림이 전달된다.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따라 급하게 운전대를 꺾어 봤다. 고속도로 바람에도 흔들리곤 했던 게 '엊그제' 경차였지만 신형 모닝은 차체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차체자세제어장치 기능에 운전대까지 제어하는 섀시 통합 제어시스템(VSM)을 동급 최초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아쉬운 부분은 경차를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으로 꼽히는 연비다. 해비치호텔에서 드라마'시크릿 가든'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중문 씨에스 호텔까지 왕복 112km의 주행코스를 마치고 난 후 트립컴퓨터에 찍힌 연비는 리터당 11.7km. 공인 연비 19.0km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성 운전자 2명이 운전해 급가속ㆍ급출발이 크게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수치라 의아했다. 가격(자동변속기 1,005만~1,235만원)도 부담 요인 중 하나. 구형 모닝 보다 최대 59만원까지 올랐고, 경쟁사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보다도 150만원이나 비싸다. 경차를 선택하는 고객들에게 이 정도 가격차는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얼마 전 사전 계약된 모델을 보면 가장 높은 사양인'럭셔리(1,235만원)'가 4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안전과 고급 편의사양을 갈망한 경차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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