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국제선 취항기준 논란

"안전성위한 최소기준" "근거없어 역차별"

‘3년의 벽’ 저가항공사가 국제선을 취항하려면 3년 이상의 국내선 운항경험이 필요하다는 건설교통부의 취항기준을 놓고 건교부와 관련 항공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건교부는 운항기간이 최소 3년은 넘어야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저가항공사들은 3년이라는 기간은 자의적이며 대형 항공사 및 외국 항공사에 비해 역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잇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성항공은 최근 한국과 일본 규슈(九州)ㆍ도쿄(東京)를 오가는 국제선 운용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10월쯤 건설교통부에 국제선 취항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2월 제주와 일본 키타큐슈를 오가는 부정기노선(전세기)운항 허가를 요청했지만 건교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제주항공은 여름 성수기가 지나면 다시 건교부에 국제선 운항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건교부는 국내선 운항경험이 3년이 넘는 항공사에만 국제선 취항을 허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연구용역을 통해 이 같은 기준을 하반기에 마련, 입법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한성항공은 약 2년, 제주항공은 약 1년 정도 운항해 건교부의 기준에 미달한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국내선 운항경험이 3년 이상은돼야 국제선 운항에 대한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항공기 안전은 국가 이미지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항공사의 이익만 주장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가항공사들은 건교부가 내세운 3년이라는 기간은 객관적 근거가 없고 지나치게 대형 항공사의 입장만 반영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저가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외국 저가항공사들은 설립기간에 상관없이 국내에 취항하고 있는데 국내 항공사에만 3년이라는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안전이 문제라면 국내선 운항도 금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다른 저가항공사 관계자도 “인위적으로 3년이라는 운항기간을 고수하지 말고 운항편수 등을 고려해 국제선 취항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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