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업계 제2도약] 신제품 무장 “이제 中대륙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페인트 업체들이 올해에는 해외시장 공략과 신제품 개발로 승부수를 던졌다.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거나 국내 대기업과 공동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자동차, 선박회사 등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또 환경 친화형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연간 10여개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기술개발에 남다른 의욕을 보이고 있다. 페인트 산업은 주요 원재료의 5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매출대비 원재료비중이 높아 국제 원재료 가격과 환율변동에 따른 사업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또 일본, 미국 등으로부터 기술도입을 통해 성장함으로써 범용도료의 생산기술은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이나 선진국들이 첨단기술의 이전자체를 기피하고 있어 산업용 특수도료는 수입에 의존하거나 기술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페인트 업체들이 신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해외시장 진출만이 살길이다 = 페인트 업체들이 아파트, 호텔 등 건설경기가 호조를 보이며 신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법인과 대리점 설립 등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자동차산업과 건설경기가 활황을 나타내면서 내수매출이 크게 신장된 페인트 업체들이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삼화페인트는 지난 2000년부터 중국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지에 위에삼화유한공사라는 법인을 설립해 목공용 도료를 생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주요 도시에 사무소를 설립해 공업용 도료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고 특히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2001년 하반기부터 중국 동북지역에 대한 판촉을 강화했으며 올해에는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200만달러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루표 브랜드의 디피아이는 중국에 3개 지사와 43개의 특약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94년 베이징 자금성 도장을 수주하면서 중국시장에서 품질력을 인정 받고 있다. 이에 더해 선양 고궁 박물원과 고궁 전체에 대한 도장을 맡으면서 40억원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하는 등 중국시장에서 남다른 품질력을 인정 받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연간 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중국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높이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조사를 진행 중이며 건축용과 공업용 제품을 공급할 방침이다. 제비표 페인트의 건설화학은 수출 물량의 70% 가량을 중국시장에 할당하고 있는데 삼성과 공동으로 삼협공장을 설립했으며 삼성 소주공장에 분체를 생산, 공급한다. 회사관계자는 “철판 도료 등 중국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며 연간 중국시장 수출규모는 5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기술개발로 승부를 건다=지난해 페인트 업체들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경영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자동차, 선박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탓도 있지만 페인트 회사들이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친환경제품을 개발해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가 하면 잇따라 특허기술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디피아이는 지난해 2,047억원의 매출과 245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으며 24억원 가량을 주주들을 위한 배당으로 할당했다. 경영실적 개선이 뚜렷한 만큼 주주들을 위한 배당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디피아이는 생산체제가 비효율적인 부문의 지방공장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끝내고 친환경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 제품인 초고속 수용성 페인트는 기본적으로 수성 제품이며 건조시간이 30초면 충분하다. 기존 유성페인트는 건조에 3일이나 걸리며 그것도 오염물질이 공기에 노출되는 단점이 있어 신제품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삼화페인트공업은 지난해 2001년보다 14% 증가한 1,856억원의 매출과 79.1% 늘어난 89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회사관계자는 “매년 매출의 4~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제품 선택권을 다양화했고 꾸준한 품질개선으로 소비자욕구 충족, 생산공정 효율화, 비용절감 노력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화페인트는 올 초 새로운 건축용 도료인 `폴리우레탄 일액형 도료`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며 기술력을 발휘했다. 이 도료는 우레탄 바닥재와 방수재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기존에 두개의 도료를 섞어 도장하던 것을 섞는 과정 없이 한 제품으로만 도장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페인트 업체들은 자체 연구소를 통해 해마다 10여건 이상을 특허출원하고 있다. 삼화페인트도 올해 특허출원 계획이 7건에 달하고 건설화학도 연간 10~15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페인트 업계의 신기술 개발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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