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오늘 취임함에 따라 장병완 예산기획처 장관과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을 포함한 정부의 경제팀이 새롭게 진용을 갖추었지만 앞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우리경제의 변수라고 할 유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운데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물 폭탄’이 계속돼 전국적으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엄청나다. 여기에 자동차 및 전문건설노조원의 파업까지 곁들여져 나라가 온통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고유가 먹구름이 짙어짐에 따라 하반기 국내총생산 증가율을 4% 중반으로 낮춰 잡고 유가 상황에 따라 이를 추가조정 할 가능성까지 비치고 있다. 초고유가는 세계 각국의 금리인상을 통한 유동성 조절과 겹쳐 세계경제 둔화를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그렇지 않아도 날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수출은 물론 소비까지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국을 물 속에 잠기게 한 장맛비는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수해로 도로 등이 끊겨 물류에 어려움이 생기고 농산물 등의 피해가 커 물가를 자극하지 않을 까 걱정이다. 이미 농산물 가격이 들먹거리고 있다. 2차 협상의 끝마무리가 좋지 않았던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원만히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다. 모두 대응을 잘못하면 우리경제에 긴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어려울 때 일수록 권 부총리의 지도력과 새 경제팀의 팀웍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의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경기활성화문제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정책이나 세금문제 등에 대해 민의를 살피는 것을 게을리해선 안되지만 경제가 정치논리에 휘둘리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노조파업에다 초고유가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산업계의 사기를 고양시키는 문제다. 특히 수출업계의 한숨 소리는 높아만 가고 있다. 이들이 일 할 맛 나게 만드는 것은 하강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길도 될 뿐 아니라 참여정부 경제정책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