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洪錫炫) 중앙일보 회장의 주미대사 내정소식과 관련해 주무부처인 외교통상부에는 의외의 인선이라는 반응과 함께 향후 한미관계를 무난히 이끌어 갈 것이라는 견해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홍 회장이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부터 이어져 온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해 온 점 등을 들어 햇볕정책을 계승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대북.대미정책을 포함한 평화와 번영 정책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7일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라면서도 "경력 등을 감안했을때 당국자를 비롯한 미국 인사들과의 접촉을 원활히 해 대미관계를 잘 수행할 인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사의 임무는 본국과의 유대관계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홍내정자가 얼마나 정부정책을 이해하는 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당국자는 "내정자가 그 동안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고 현 정부는물론 미국과의 코드도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한미관계에 대한 평가는 언론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만큼 언론의 속성을 잘 알고 인맥도 있는 사람이결정됐다는 점에서 한미관계 분위기를 좋게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11시 홍 회장의 주미 대사 내정사실을 공식 발표한다.
홍 내정자는 현재 아그레망이란 외교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며, 언론사 경영자로서 주미대사에 내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김대중 대통령 정부 시절 양성철 전 국회의원이 한국일보 기자출신이기는했지만 학계와 정치권을 넘나든 인물이었다.
군사정권 당시에는 군인들이 주요국 대사로 많이 진출했고, 노태우 대통령 정부이후 주미대사를 지낸 8명 중 전문외교관은 노 정부 당시의 박동진 대사와 김영삼정부의 박건우 대사 2명에 불과할 정도로 주미대사는 중량급 인물들이 기용됐다.
노태우 대통령 정부 말기에는 법조계 출신으로 안기부 1차장과 민정당 정책조정실장을 지낸 현홍주 전 의원이, 문민정권인 정권인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직후에는교수와 국회의원을 지낸 한승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미대사를 지냈다.
김대중 대통령 정부 들어서는 학자출신으로 통일원 장관을 지낸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주미대사를 역임했고, 노무현 정부가 내세운 한승주 대사도 외무장관을 지내긴 했지만 외교부 출신이 아닌 학계인물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