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업계가 야심차게 자동차 할부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실적은 지지부진하다. 신용도가 높은 고객들만 이용이 가능해 타깃고객이 제한적인데다, 자동차 제조사와 함께 마케팅을 펼치는 카드 및 캐피털 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18일 신한ㆍ삼성ㆍ국민ㆍ롯데카드 등 현대카드를 제외한 4사의 신용카드 자동차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달 3,000억원 대의 실적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4사의 지난 4월 자동차 할부관련 카드실적은 3,519억원이었지만 지난달에는 3,351억원으로 5% 가까이 줄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3,000억원에도 모자란 2,986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4월 대비 무려 15%나 줄어들기도 했다. 이는 신용카드 오토론 시장의 강자인 현대카드의 월별 평균 실적 규모(4,000억원 가량)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신한ㆍ삼성ㆍ롯데카드는 지난 4~5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대대적인 시장공략에 나섰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신한ㆍ삼성ㆍ롯데카드는 체크카드와 자동차 대금의 일부를 돌려주는 캐시백을 결합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공략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 3사의 자동차 관련 실적은 상품 출시 초기 2~3달 동안 반짝 상승에 그쳤을 뿐, 그 이후에는 정체되거나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신용카드 업계가 오토론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고객의 신용등급이 1~5등급 정도로 제한돼 고객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ㆍ기아차와 밀접한 제휴관계를 맺고 매달 강력한 마케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의 벽을 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캐피탈은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YF쏘나타 구매 시 할부금리를 1%만 적용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신용카드사 단독으로는 현대카드나 현대캐피탈이 현대ㆍ기아차와 제휴해 실시하는 저금리 또는 무이자 조건을 뛰어넘는 마케팅을 할 수 없다”며 “실적이 제자리다 보니 신용카드사들에게 오토론 시장은 틈새시장 정도로 인식돼 마케팅도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