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김치에도 기생충알'…중국반응

"이제 파문을 진정시키고 먹거리 안전에 대한 공동대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한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알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발표에 대해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김치를 생산해 판매하는 한 기업인은 3일 현명한 대처를 신신당부했다. 그러면서 "어디에서 만든 김치든 정밀한 검사를 하게 되면 문제가 없을 수 없는게 김치의 특성인데, 그동안 한국 내에서 '중국산 김치'에 대해 무분별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바람에 양국의 감정만 크게 상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만든 김치에서도 기생충알이 검출될 가능성은 중국 현지 김치 생산업자들도 충분히 예견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문제가 있으면 객관적이고 신중하게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하는데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 문제만 확산시킨 꼴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내에서는 '중국산 김치'에 대한 한국내 비난여론에 대해 반발하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산 김치에서 납성분이 발견됐다는 지난달 중순의 한국내 소식이 전해질 때만 해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중국 검역당국이 '한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알이 발견됐다'는 지난달 31일 발표이후 문제의 한국산 김치를 반입하지 못하게 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도 수반되고 있다. 상하이시의 경우 이미 문제의 한국산 김치에 대한 반입금지와 함께 수입상과 유통상가, 한국음식점 등 김치의 주요 유통경로에 대한 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또 중국 당국은 `한국산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는 발표와 함께 한국산 김치의 수입을 중단한 이후 자국산 김치의 한국 수출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한국으로 김치를 수출하는 중국내 500여개 업체들이 어려움에 직면했다. 중국산 김치 생산업체들은 대부분 한국인이 직영하거나 현지인과 합자 형태로운영하고 있다. 결국 이번 파동으로 김치를 생산해 판매해온 중국내 한국인들만 피해를 보는 꼴이 됐다. 상하이 푸둥(浦東) 거주 한 중국인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문이후 김치를 즐겨 먹었으나 요즘은 아예 안 먹는다"면서 "특히 한국에서 중국산 김치를 저질제품처럼 취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의 반발기류가 확산되면서 자칫 최근 중국 내에서 조성된 한류(韓流)열풍에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도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상하이지사 관계자는 "김치파동이라는 것이 본래부터 과장돼알려진 측면이 많다"면서 "이제는 차분하게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하고 양국이 공동으로 먹거리 안전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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