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 쌍둥이 형제가 서로 짜고 뺑소니 차량 운전자를 바꿔 치기 하려다 법원의 영장심사 과정에서 들통났다.
9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정모(38)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6시50분께 서울 천호동에서 쌍둥이 형의 스포티지 승합차를 몰고 가다 앞서가던 이모(43ㆍ여)씨의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은 뒤 그대로 달아났다. 정씨는 지난 4월초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데다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2건의 벌금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쌍둥이 형과 함께 열쇠수리 가게를 운영하는 동생은 고민 끝에 형에게 사정을 이야기한 뒤 `경찰에 대신 자수해 달라`고 부탁했다. 형은 지난달 26일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사고를 냈는데 겁이 나서 도망쳤다면서 거짓으로 자수했고, 경찰은 형에 대해 특가법(도주차량)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형은 지난 6일 서울지법 동부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다가 마음을 바꿔 “진짜 범인은 동생”이라며 범행을 부인했고, 경찰은 동생을 긴급 체포해 범죄 사실을 확인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