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투자 주의"

입주후 장기하락한 신도시 전철 밟을수도
"분위기 휩쓸려 추격매수 나서다간 큰 코"


정부의 ‘검단 신도시’ 건설 계획 확정, 발표를 전후로 이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있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분당급 신도시 건설 계획을 밝힌 지난 23일 이후 검단 지역과 인근의 아파트 가격은 하루 사이 많게는 수천만원씩 오르고 있고,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는 등 말 그대로 투기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그렇다면 검단 신도시가 과연 그만한 투자매력이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물론 “검단지구가 신도시급으로 격상된 것은 시세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주변은 물론 검단지구 내의 기존 아파트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 파주 자유로아이파크의 경우 파주 운정지구가 신도시로 확대 개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3년 전에 비해 70% 이상 값이 오른 점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투기자본이 검단에 몰릴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검단 신도시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투자매력이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전문가들은 우선 분당ㆍ일산 등 기존 신도시 건설 계획이 발표된 직후 집값이 단기 급등했다. 입주를 전후로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다시 안정세로 접어들었던 과거 장기추세를 예로 들며 추격 매수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권주안 박사는 “과거 분당 등을 보면 신도시 호재로 집값이 단기적으로는 오르지만 공급이 늘어나면 입주시점부터는 장기적으로 집값이 내려가는 장기추세를 보였다”며 “분위기에 휩쓸려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뱅크의 자료에 따르면 분당 신도시 아파트 평당 매매가의 장기추세는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 입주가 시작됐던 지난 92년 1월부터 소폭 오름세를 보이다 일산ㆍ중동ㆍ산본 등을 포함해 1기 신도시 입주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95~96년 일시에 공급물량이 쏟아지면서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검단 신도시 분양이 시작되는 오는 2010년은 판교 입주가 거의 마무리되는 등 2기 신도시에서의 아파트 공급이 대규모로 늘어나는 시점이란 점을 감안하면 과거의 예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박원갑 스피트뱅크 연구소장은 “장기적으로 주요 매수 세력인 30~40대의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인데다 검단 신도시 입주시점에는 이미 2기 신도시 등에서 공급물량이 대폭 늘어날 때”라며 “그때가 되면 오히려 공급초과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검단 신도시가 수요가 많이 몰리는 분당이나 판교ㆍ동탄 등의 경부라인과는 달리 그 동안 개발에서 소외됐던 수도권 서북부 지역이란 점도 투자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서울 도심은 물론 강남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 추 장관의 말대로 강남 수요를 흡수할 만한 위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검단 신도시 규모가 인천시가 추진하던 550만평에서 340만평으로 당초 예정보다 200만평 이상 줄어든 것도 투자자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검단이 서울 지역의 인구를 흡수할 만한 지역이 아니라는 평가가 이미 내려진 상황에서 규모마저 줄면 당연히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며 “투자자들은 내년 상반기에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분당급 신도시’를 기다리며 관망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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