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종합 대책 의미ㆍ내용] 경영수지 개선효과 불구 “고객에 부실전가” 비판

정부의 이번 신용카드 종합대책으로 신용카드사들은 올 하반기부터 경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카드사의 경영수지 개선에 초점을 맞춰 카드수수료 인상과 부대서비스제한 등이 불가피해 부실의 책임을 카드 이용자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냉ㆍ온탕식정책이 시장의 혼란과 불신만 가중시키고 부실 신용카드사에 대한 구조조정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자구노력과 규제완화 병행= `현금대출 50%`이행기간이 1년간 연장돼 카드사들의 현금채권 회수부담이 줄어들어 연체율증가 둔화ㆍ대손충당금 적립부담완화ㆍ대환대출활성화 등의 효과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또 적기시정조치의 지표로 활용되는 연체율 산정기준을 보유자산에서 관리자산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 경우 1월말 현재 10%인 연체율이 8%로 떨어진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완화책은 시행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회귀했다는 점에서 정책일관성 부재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종전의 빚을 신규 대출로 갚도록 하는 대환대출 활성화방안은 일시적으로 자금사정이 어렵거나 장래소득이 기대되는 연체자에 대해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기간도 최장 5년으로 길어진다. 기준은 업계차원에서 마련된다. 이는 신용불량자가 양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 같은 지원과 함께 카드사와 대주주에 대한 강도높은 자구노력이 요구된다. 올 상반기중 대주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증자나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업계 전체적으로 2조원 상당의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이행상황은 분기별로 점검한다. ◇최악의 경우 유동성도 지원=카드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거나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주채권은행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9개 전업카드사가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은 ▲카드채 29조9,000억원 ▲기업어음(CP) 20조4,000억원 ▲ABSㆍ채권매각 35조원 ▲차입금 4조원 등 89조4,000억원이다. 이두형 금감위 감독정책2국장은 “외부조달액 대부분이 재무상태가 우량한 삼성ㆍLGㆍ국민 등 `빅3` 물량이어서 카드채 등으로 인한 위기가능성은 없는 편”이라며 “그러나 금융시장이 불안이 지속될 경우 자구노력을 전제로 유동성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카드사의 부실상각채권에 대한 일반 매각이 어려울 경우에는 자산관리공사 등을 통해 매각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소비자에게 부실책임전가논란=정부는 카드수수료 현실화를 명목으로 `평균수수료 20%원칙`을 사실상 포기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조만간 1~3%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상 외에 연회비면제금지 내지는 인상ㆍ카드결제기간 단축ㆍ제휴서비스제한 등 영업비용을 줄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결국 소비자들의 혜택은 그 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또 빚 독촉을 하는 채권추심기준을 완화해 카드사들이 악용할 소지도 커졌다. ◇업계반응 및 대응=카드업계는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은 카드종합대책에 대해 일단 “한 고비는 넘겼다”며 환영했다. 이보우 여신금융협회 상무는 “이번 대책으로 업계는 약6,000억원의 수지개선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으며, 2ㆍ4분기 중에는 카드회사의 경영상태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급한 불을 껐지만 카드업계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많다. 이명식 상명대 교수는 “이번 정부 대책은 다분히 `친(親)카드사`적인 것”이지만 “연체와 신용불량자급증 등 카드사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권구찬,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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