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왕이 있었다. 그는 ‘관동 8경을 하루에 하나씩 보리라’고 마음먹고 놀이를 떠났다.
그러다 들른 곳이 삼일포(三日浦). 왕은 경치가 너무나 좋아 하루를 지나 이틀을 놀고 삼일을 보내고는 그곳을 떠났다. 이것이 삼일포라는 이름이 붙은 연유다.
원래 ‘포(浦)’라고 바닷가를 뜻하는 말이지만, 삼일포는 풍화작용에 의해 물이 갇히고 호수가 된 곳이다. 호수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36개의 봉우리마다 정취가 새롭다. 호수 중앙에는 ‘와우도’라는 섬도 있다.
삼일포와 해금강은 금강산의 바닷쪽 경치를 대표하는 관광지다. 현재 두 곳을 묶어 하나의 관광 코스로 운영하고 있다. 바다와 호수를 구경하는 곳이기 때문에 걷기가 쉬워 산행 다음날 쉬어가는 코스로 선택해도 좋으며 비가 오는 날도 우비를 입으면 무리 없이 관광할 수 있다.
해금강은 마치 금강산 정상의 뽀족 바위를 뽑아다 바다에 꽂아 놓은 듯한 모습이라 과연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말이 실감나게 한다.
또한 푸르고 거대한 소나무로 뒤덮인 섬 바위와 운치있게 날아가는 바다새 등 산 구경과는 확연히 다른 특유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삼일포를 찾은 남측 관광객이 반드시 들르는 곳이 단풍관이라는 관람대다. 이곳은 삼일포가 가장 잘 보여 관람하기에도 좋을 뿐더러 간단한 요기할 수 있는 막걸리와 안주를 팔기 때문이다.
엿을 넣어 남측보다 단 맛이 훨씬 강한 북측 막걸리에 도루묵 구이, 꼬치 고기 구이, 두부,감자전을 먹는 맛은 무척 새롭다. 북측의 간식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메뉴들인데, 남측의 안주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외금강의 명승지와는 달리 해금강ㆍ삼일포 코스에 있는 북측 안내원들은 주로 여성이다. 그래서 많은 주부 관광객들이 안내원에게 노래까지 불러달라고 청하는 일이 많다.
북측 여성 안내원들은 대부분 처음엔 “자신없습니다”하며 한 번 뺀 뒤 거듭 청하면 노래를 시작하는데, 다들 수준급이다. 통일 노래인 ‘반갑습니다’가 주로 많이 부르는 레퍼토리.
노래를 한 곡조 더 듣고 싶을 때는 “재청”이라고 해야 한다. 남측 식으로 “앙코르”를 외치면 두번째 노래는 못 들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