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중견 기업인이 근로자들의 집단 폭행으로 숨지는 사건이 벌어져 인도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그라치아노 트랜스미시오니 인도법인의 랄리트 키쇼르 초더리 최고경영자(CEO)가 델리 외곽에 위치한 회사 사무실에서 근로자들의 집단 구타로 숨졌다고 24일 보도했다. 그라치아노는 이탈리아의 자동차 부품업체로, 초더리 CEO는 이 회사에서 10여 년간 근무해왔다.
그라치아노의 해고 근로자 150여명은 이날 복직을 요구하기 위해 모였다가 쇠파이프와 망치 등으로 경비원들을 제압하고 초더리 CEO의 사무실에 진입해 폭동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폭동으로 2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초우더리 CEO는 지난 7월 임금협상을 요구한 200명의 근로자를 해고했다가 최근 노조 대표와 협상을 통해 해직 근로자의 복직에 합의했다. 그러나 초더리 CEO가 복직 대상 근로자들에게 다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도록 강요하면서 근로자들의 분노를 샀다.
지난 13일 델리에서 일어난 폭탄테러에 이어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지자 인도의 해외 기업들은 경계령을 내렸다. 현지의 기업인연합회는 초더리 CEO의 죽음에 대해 "불미스럽고도 끔찍한 폭력행위"라며 근로자들에게 "폭력으로 노사분쟁을 해결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23일 "초더리 CEO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오스카 페르난데스 인도 노동부장관은 "다른 기업인들도 이번 사건을 일종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