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공 드라이브…9개 분과 '헛바퀴'

■ 한·미 FTA 5차협상 첫째날
"쇠고기 전면수입 개방안하면 의회비준 어렵다" 압박
産銀등 국책금융기관에 정부지원 중단 요구도

5일(한국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이 미국 몬태나 빅스카이 리조트에서 시작됐다. 김종훈(오른쪽) 한국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가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나란히 입장하고 있다. /빅스카이=연합뉴스

美 강공 드라이브…9개 분과 '헛바퀴' ■ 한·미 FTA 5차협상 첫째날"쇠고기 전면수입 개방안하면 의회비준 어렵다" 압박우리측 "뼈 있는 것은 FTA 대상 아니다" 맞대응美, 産銀등 국책금융기관에 정부 지원 중단 요구도 빅스카이=이종배 기자 ljb@sed.co.kr 5일(한국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이 미국 몬태나 빅스카이 리조트에서 시작됐다. 김종훈(오른쪽) 한국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가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나란히 입장하고 있다. /빅스카이=연합뉴스 5일(한국시간) 오전 9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을 위해 미국 몬태나주 빅스카이 협상장에 입장한 한미 양측 대표는 웃음으로 서로를 맞았다. 하지만 곧 협상장은 팽팽한 긴장으로 휩싸였다. 웬디 커틀러 미측 대표는 쇠고기를 거론하면서 의회 비준 통과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히는 등 다각도로 한국 측을 압박했다. 미국은 또 산업은행ㆍ우체국 등 국책금융기관에 대해 정부 지원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자동차 세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자동차 부품 관세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공세를 가했다. 미측의 공격에 대해 우리측도 맞대응했다. 김종훈 우리측 대표는 "비준은 정치행위다. 뼈 있는 쇠고기는 FTA 대상이 아니다"며 미국측 쇠고기 공세를 반박했다. 첫날 열린 9개 분과 회의에서 구체적 논의진전을 이룬 곳은 거의 없는 상태다.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의약품 협상도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웬디 커틀러 미 대표가 "(의약품 분야에서) 한국은 갈 길이 멀다"고 하자 김 대표 역시 "실망스럽다"고 맞불을 놓았다. 첫날 협상과는 큰 상관이 없는 의약품ㆍ쇠고기를 놓고 양측 대표가 설전을 벌인 것이다. ◇미국, "한국 정치적 결정 내려야"=커틀러 대표는 이날 협상 시작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공적인 FTA 체결과 의회 비준을 위해서는 미국산 쇠고기가 전면 수입 개방되는 게 중요하다고 한국측 협상대표들에게 분명히 이야기했다"면서 이번 협상에서 쟁점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협상이 끝난 뒤 우리측 협상단의 멘트도 미측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준다. "핵심쟁점뿐 아니라 B급(일반 항목)도 미국이 쉽게 가려고 하지 않는다(원산지 분과 관계자)", "미국이 입장을 확실히 정리한 것 같다(금융 분과)"는 것이다. 이날 협상이 시작된 분과 중 금융서비스 분과에서는 미국 측은 산업은행과 우체국의 정부 지원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금융서비스의 국경간 금융거래에 대해서는 국내 은행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본ㆍ지점간의 거래이동을 다시 끄집어냈다. 초미의 관심사인 농업 분야의 경우 양국간 입장차만 확인하는 수준에서 끝났다. 민감품목 가운데 곡물을 중심으로 양허안을 논의했고 미국측 공격에 우리측이 방어를 하는 양상을 보였다. 쇠고기 원산지에 대해서는 미국은 그간 내세운 도축장 기준에 대해 양보할 수 없다는 뜻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잘해보자는 양측간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첫날 회의를 평가했다. ◇무역구제, 의약품, 자동차 논란 클 듯=협상 이틀째인 6일(한국시간)에는 5차 협상의 또 다른 핵심 파트인 무역구제와 자동차, 상품 분과, 의약품이 본격 협상에 들어간다. 특히 무역구제는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 만료 때문에 5차 협상에서 어떤 식으로든 타결을 짓지 못하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큰 부담이다. 이미 우리는 무역구제에서 당초 14개 항목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를 5개로 줄인 상태다. 상품 분과의 경우 미국 측이 자동차 부품의 시장개방폭을 확대하지 않겠다고 맞설 가능성이 높다. 자동자 부품은 대미수출 효자품목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것이 수용되지 않으면 미국측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기존 입장이다. 의약품 분과 회의는 양측 대표의 설전을 볼 때 협상이 결렬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 "의약품분야 한국측案 상당히 실망스럽다" 커틀러 美수석 대표 "車부문은 면밀히 재검토" "한국의 갈 길은 아직 멀다." 웬디 커틀러 미국 협상수석대표는 5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표현을 써가며 한국 측에 압박을 가했다. 협정체결을 위해서는 (한국이) 정치적 결정을 내려야 하며 자동차 부문에 대해 (미국이) 다시 한번 면밀한 검토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의약품 협상은 어떻게 보나. ▦상당히 실망했다. 한국이 내놓은 안에는 미국측 요구가 포함돼지 않았다. 건강보험 약가 적정화 방안에 대한 입법과정도 투명하지 않았다. 이점에서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쇠고기 수입조건은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대상이 아닌데. ▦FTA와 연관돼 있다. 또 성공적 FTA를 위해서는 쇠고기 시장이 전면 개방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점을 한국측 대표에게 분명히 전했다. -무역구제 협상은. ▦직면한 도전과제 중 하나다.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면서 결정하게 될 것이다. -자동차 부문에서 추가 수정안을 제출했나. ▦미국 자동차가 한국 시장에서 좀더 잘 접근하도록 (한국이) 해준다면 자동차 관세 인하 등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다. 민주당 상ㆍ하원 장악으로 자동차 부문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TPA 연장 가능성은. ▦낙관할 수 없다. 굉장히 불안하다. 때문에 협상 타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빅스카이=이종배기자 입력시간 : 2006/12/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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