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선진화포럼이 29일 COEX에서‘한국사회 어디로 가야 하나’ 라는 주제로 개최한 열린 대토론회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 논객들이 치한 논리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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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가 ‘최대다수의 최대불만’인 상황을 야기했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
“진보로도 충분히 국가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 (김형기 경북대 교수)
한국사회의 과도한 이념갈등을 진단하고 국가발전의 원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좌ㆍ우파 논객들의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한국선진화포럼(이사장 남덕우)이 29일 서울 삼성동 COEX에서 개최한 ‘한국사회 어디로 가야하나:좌우 열린대토론회’에서 뉴라이트 계열을 대표하는 ‘교과서포럼(회장 박효종)’과 뉴레프트를 표방하는 ‘좋은정책포럼(공동대표 임혁백ㆍ김형기)’은 과거사 진단, 양극화 문제, 통일, 성장과 복지정책에서 첨예한 인식차를 나타냈다.
이들의 타협 없는 논쟁은 한국사회의 좌우간 간극이 쉽게 메워지기 힘들 것임을 보여줬다. 양측의 한치 양보 없는 주장이 이어지자 토론회 사회를 진행한 이승훈 서울대 교수는 “좌우진영이 각각의 주장을 이해는 하는데 전혀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박정희 논쟁 또 다시=좌우논쟁의 ‘감초’로 꼽히는 과거사 인식 및 박정희 정권 평가가 또 한번 불거졌다. 우파진영을 대변하는 교과서포럼의 박효종 교수는 “지난 60년대 우리나라는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라는 2가지 선택지에 직면했고 박정희 정권은 산업화를 택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권실세인 386들이 개발독재의 역사를 부정하면서 민주화는 건국과 산업화의 열매라는 점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좌파진영의 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박정희 정권은 산업화를 위해 독재를 한 것이 아니라 독재를 위해 산업화를 내세웠을 뿐”이라며 “박 정권의 성장제일주의가 분배정치의 질식을 불러왔다”고 꼬집었다.
◇양극화, 원인과 해법 시각차 뚜렷=참여정부 집권 하반기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양극화 현상에 대한 평가에서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교과서포럼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상인 서울대 교수는 “빈곤층 증가와 중산층 몰락은 새삼스럽지 않은 현상인데 집권세력이 새삼 양극화라는 용어로 표현하면서 인식의 오류가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소득격차를 축소해야 한다는 처방의 오류까지 나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김형기 경북대 교수는 “팩트(fact)만 놓고 봐도 양극화는 분명히 현존하는데 지금이라도 서둘러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경제효율성과 분배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한 국가의 개입은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참여정부 정책실패”는 한목소리=참여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좌우진영을 막론하고 ‘실패’라는 평가가 연이어 나왔다. 박 교수는 “참여정부 들어 ‘최대다수의 최대불만’ 상황이 생겼다”며 “이념과잉과 계층간 갈등이 첨예화ㆍ보편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집권세력은 사회갈등의 원인제공자ㆍ유발자로 활동했다”고 거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좌파진영에서도 정책 실패에 대한 진단이 이어졌다. 지속 가능한 진보를 통한 국가발전을 주장한 김 교수도 “참여정부가 부동산 정책에만 지나치게 집착한 것은 사실이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