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조직의 대부로 통하는 서방파 두목 김태촌(58)씨가 검찰이 사행성 게임 비리의혹 수사를 전면 확대한 시점에 돌연 일본으로 출국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최근 김씨의 출국 사실을 알고 김씨에 대해 입국시 통보 조치를 취하는 등 정밀 동향 파악에 나섰다.
28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검찰이 지난 6월 말 폭력조직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의심되는 게임기 제조업체 황금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자 김씨가 지난달 31일 돌연 일본으로 출국한 뒤 현재까지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주변에서는 김씨가 지난해 6월 출소한 후 사행성 게임기 경품용 상품권 유통과 게임장 운영 등에 깊숙하게 개입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검찰은 폭력조직이 상품권 유통 시장에 자금을 댄 흔적을 상당 부분 포착하고 은밀하게 내사를 진행해온 낌새를 김씨가 알아채고 도피성 출국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도 두달여 전부터 김씨가 제3자 명의로 사행성 오락실을 운영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조사했지만 결정적인 범죄 단서를 찾지 못해 내사를 계속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올 들어 8차례 출국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장기간 귀국하지 않는데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입국시 통보조치를 취한 점에 비춰 김씨의 일본행은 검ㆍ경이 서방파 조직원들을 잇따라 처벌하는 등 압박해온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지검은 지난달 말 인터넷 성인PC방을 개설해 게임수수료 명목으로 부당이득을 챙겨온 서방파 행동대원 백모(32)씨를 불구속기소했다. 이에 앞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도 성인오락실 주인을 납치, 폭행한 서방파의 방계조직 부두목 이모(47)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인천 뉴송도호텔 나이트클럽 사장 폭행, 범죄단체 구성, 공문서위조교사 등의 혐의로 징역 16년6월 및 보호감호 7년을 선고받고 지난 86년 이후 수감된 상태에서 폐암 진단이 나와 수감생활과 형집행정지를 반복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