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벽두부터 영화사들의 신경전이 뜨겁다. 올해 첫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놓고 논란을 벌이는가 하면 일본 수출 조건을 놓고도 설왕설래하고 있다.
지난 13일 동시 개봉한 ‘몽정기2’(제작 MK픽처스)와 ‘쿵푸허슬’(수입배급 콜롬비아 트라이스타)은 지난주말 박스 오피스 1위를 서로 자신이 차지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MK픽처스는 전국 59만8,000명의 관객을 동원, 한국영화로는 올해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랐다고 주장한데 반해, 콜롬비아는 서울서 8만7,000명을 끌어들여 국내서 상영된 홍콩영화로는 사상 최초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고 자화자찬했다. 나중에 콜롬비아는 전국 관객 36만명으로 ‘몽정기2’에 뒤지기는 했지만 몽정기의 전국 스크린수가 30%나 많은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승자는 ‘쿵푸허슬’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영화 ‘달콤한 인생’(제작 영화사봄)과 ‘B형 남자친구’(제작 시네마제니스)도 일본의 특정 수입사에 대한 수출이 자기 회사가 최초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말과 이 달 초 각각 수출된 두 영화는 모두 일본 닛폰 헤럴드에 판매됐다. 문제가 된 것은 17일 ‘B형 남자친구’가 수출 사실을 전하면서 ‘닛폰 헤럴드에 판매된 최초의 한국영화’라고 설명한 대목. 이에 앞서 ‘달콤한 인생’은 지난 해 11월 수출 보도자료를 내면서 “닛폰 헤럴드의 한국영화 구매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영화 흥행과 관객동원을 위해 신뢰성이 떨어지는 보도자료를 쏟아내고 있는 영화사들이 올들어 더욱 많아지고 있다”며 “영화사간 과당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생기는 일이지만 관객에 대한 신뢰는 가장 소중한 가치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