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맞벌이 이젠 필수

■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내용고령화로 의료비 비중 증가… 소득불평등은 여전해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동향이 시사하는 메시지는 2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부업과 맞벌이가 도시생활의 필수요건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소득구조가 선진국형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고령자가 늘어나며 보건의료비가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 맞벌이 증가 2ㆍ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경상소득은 230만5,300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9.5%가 늘었다. 이 가운데 통장으로 입금되는 근로소득은 183만8,300원으로 8.8%가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가구소득 중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67.7%로 전년동기의 68.2%보다 0.5%포인트나 감소했다. 대신 배우자의 근로소득이 26만4,400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13.1%나 늘었다. 또 사업이나 부업으로 번 소득이 12만200원으로 24.1% 증가했다. 이처럼 맞벌이와 부업이 늘면서 소비자물가를 감안한 실질소득도 253만9,200원으로 지난해보다 6.8%가 증가했다. ▶ 소득 불평등은 여전 소득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소득5분위 배율은 5.02로 1ㆍ4분기의 5.40, 지난해 2ㆍ4분기의 5.04보다도 개선됐다. 그러나 외환위기 직전인 지난 97년 2ㆍ4분기의 4.36과는 아직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중산층 붕괴로 잘사는 사람들과 못 사는 사람들의 차이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 의료비 지출 급증 도시근로자들의 가계지출 가운데 보건의료비 지출이 1년새 23.0%나 늘었다. 이는 의보수가 인상과 의약분업 등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질병에 자주 노출되는 노인인구가 크게 증가한 탓도 크다. 핸드폰과 인터넷 이용이 증가하며 통신비로 지출된 돈도 같은 기간 동안 18.5% 늘었다. ▶ 고졸 근로자의 씀씀이가 가장 커 학력별 가구소득을 살펴보면 4년대 대졸 이상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366만4,800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증가율면에서는 중졸이 12.2%로 고졸(10.9%), 전문대졸(7.5%), 대졸 이상(6.2%)을 압도했다. 씀씀이는 고졸 가구가 가장 컸다. 가구주가 고졸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가 늘어 대학 이상 졸업 가구의 5.1%보다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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