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가 기능 뿐아니라 외형면에서도 경계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최근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디카를 쏙 빼 닮은 폰카(카메라 장착 휴대폰)를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휴대폰과 흡사한 디카가 출시됐다. 이처럼 디카와 폰카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300만화소급의 제품의 경우 폰카가 디카를 앞지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좌우로 개폐되는 세로 형태의 파격적인 디자인을 갖춘 500만화소급의 디카 ‘무비 사이버샷 DSC-M1’ 제품을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이버샷 DSC-M1’은 2.5인치 LCD 창이 270도 회전돼 최근 출시된 디카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처럼 좌우는 물론 위아래로 돌려 찍는 독특한 디자인을 갖췄다.
특히 이 제품은 디카업계가 본격적으로 휴대폰 사용자들을 겨냥해 지금까지 디카가 폰카와 구별됐던 가로촬영 형태를 버리고 세로촬영을 택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외형면에서 디카와 휴대폰의 경계를 허문 제품은 휴대폰업계에서 먼저 시작됐다.
지난 5월 팬택앤큐리텔이 내놓은 디카형태를 띤 ‘PG-K1500’이 처음이다. 130만화소인 이 제품은 독특한 디카 형태를 띠면서 지금까지 16만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팬택앤큐리텔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최근에는 화소수를 200만으로 높이고 MP3기능까지 추가한 역시 ‘디카룩’ 형태의 ‘PH-K1500’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7월 일본과의 카메라폰 격차를 한 달 차이로 줄이며 디카처럼 3배 연속 강화 줌기능이 강화된 SPH-S2300 제품을 내놓아 지금까지 3만5,000여대를 판매했다.
이처럼 디카와 폰카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300만화소 이하급의 경우 폰카가 디카의 판매량을 추월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300만 화소폰이 국내에 처음 출시된 이후 지난달 말까지 12만1,000대가 공급돼 월 평균 3만대를 기록한 반면 300만 화소급 디카는 월평균 2만대 수준에 그쳐 폰카에 추월 당했다.
국내 디지털카메라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카메라와 휴대폰이 컨버전스화 되면서 기능 뿐 아니라 형태면에서도 유사성을 띠는 제품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폰카는 300만화소를 정점으로 디카 시장을 위협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