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여파로 미국 등 주요국의 소비자들에게서 브랜드 로열티(고급 브랜드 구매 선호도)가 급속도로 감퇴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 메이커들이 소비자 유인 및 브랜드 관리 전략을 새로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실직, 사업 실패 등에 따른 소득 감소로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이 고가의 브랜드 상품을 멀리하고 값싼 실속 제품 소비를 늘리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경기 침체 와중에도 인도, 중국 등 신흥국 소비자들은 매우 높은 브랜드 로열티를 나타났으며, 기업들 역시 이들 신흥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격적인 브랜드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보스톤컨설팅 그룹이 최근 전세계 2만1,8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소비 행태를 조사한 결과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 소비자들은 한푼이라도 돈을 아끼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브랜드 제품보다는 값싼 실속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설문에서 조사대상자들은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더 지불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미국과 유럽 지역의 소비자중 각각 27%와 17%만이 "그렇다"고 응답, 브랜드 로열티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의 진앙지인 미국 소비자들이 유럽과 일본보다 더욱 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소비자는 샴푸, 화장품 등 실생활 소비 제품을 중심으로 브랜드 제품보다는 값이 싸면서 실속 있는 저가의 상품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변하자 기업들마다 새로운 시도를 펼치고 있다. 글로벌 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는 올들어 에너지 절약형 '그린 레인지' 신제품을 내놓으며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 이 회사의 엔더스 에드홈 대변인은 "소비자들은 1~2년가량 전기 및 물을 줄일 수 있다면 새로운 가전품에 지불한 만큼의 돈을 절약한다는 점에 주목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패스트푸트 체인업체인 KFC 등 브랜드 전략을 고수해 온 글로벌 기업들 역시 소비자들의 새로운 소비패턴을 파악, 이에 맞춘 전략을 세우느라 고심 중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브랜드 선호도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과 인도 소비자들은 각각 79%, 71%가 브랜드 제품이라면 높은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