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4(월) 17:35국회의원(국방위 간사) 張永達
「주는 것이 곧 취하는 것임을 아는 것이 정치의 요결(要訣)이다.」 정치 논리의 맥을 짚은 관중(管仲)의 말이다.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미국만 번영의 오아시스로 남을 수는 없다』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말 한마디에 하락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가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미국경제의 불리한 형세를 시인하는 발언이 오히려 증시부양을 가져온 셈이다. 이같은 「그린스펀 효과」는 탁월한 정치력과 강력한 리더십이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입증하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경제와 사회심리는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동차 운행대수가 IMF 이전 수준으로 다시 늘면서 한동안 깨끗했던 서울 하늘이 희뿌연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요즘의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물도 짙은 스모그에 휩싸여 거대한 모습이 흐릿해 보인다. 차량소통이 안되면서 길거리에 서서 태우는 휘발유도 그만큼 늘어날 터여서 비싼 달러를 없애는 형국이다. 달러를 아끼기 위해 휘발유세를 크게 올려 자동차 운행을 제한하고자 하나 자동차회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그렇지 않아도 가뜩이나 수출 및 내수감소로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터에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정부가 불난 집에 부채질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자동차 판매실적이 부진하면 노동자들을 해고하여 실업이 증대될 것이라는 반론도 무시하기 어렵다.
그러나 달러가 낭비되는 것은 국가경제 전체의 일이고 자동차공장의 이해관계는 개별산업의 일이라는 본질적 차이는 인정된다. 누군가가 나서서 중요한 일과 부차적인 일의 가지를 치는 작업을 해야 한다. 국가적인 경제위기를 타개하는 일처럼 중대결단을 요하는 문제를 개별적 이해관계에 맡겨둘 수는 없는 일이다. 「뽐내는 자는 권력을 위하여 죽고 많은 서민들은 사는 것을 그저 믿을 뿐이다」는 옛말에서 보듯이 개별적인 삶의 잣대는 일반화되기에는 너무나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측면에서 보면, 지금 우리 경제는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일반인들의 사회심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과거의 우리경제가 하드웨어였다면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인 셈이어서 정치논리에 대한 가치평가도 과거의 획일적인 잣대로 측정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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