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의 외환보유고가 지난 2년간 50%나 급증하며 전세계 외환보유고의 60%를 차지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4일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시아 외환보유고 대부분은 미 국채로 운용된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아시아 각국이 미 재정적자 보전을 위해 충실한 파이프라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해 이후 지속적인 달러 가치 하락 기조에서 이러한 외환보유고 급증은 특히 엄청난 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달러 가치 하락으로 아시아 중앙 은행들의 미 국채 투자가 다소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도 중앙 은행들의 달러 매입이 지속될 경우 민간 파트의 달러 기피 현상과 대치되면서 시장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IMF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10월 말 현재 전 세계 외환보유고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 증가한 3조100억달러로, 이중 아시아 28개국의 외환보유고는 31% 증가한 1조8,1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 증가는 수출 호조에 따른 자연스런 외환 유입과 환 시장 개입을 위한 정부의 달러 매입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지난 해 말 현재 6,735억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중국(4,33억달러), 타이완(2,066억달러), 한국(1,554억달러) 등이 차지했다. 특히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 등의 요인으로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년만에 거의 두 배로 늘어 작년 10월 말 처음으로 4,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외환보유고 증가는 외환위기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지난 친 규모 확대는 달러 하락과 역마진 등에 따른 엄청난 손실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최근 달러 보유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민간 투자가들과 달리 아시아 중앙 은행들이 미 국채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경우 외환 시장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면서 시장을 왜곡할 수 도 있다고 진단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