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를 비롯한 각 방송사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면서 시청률에 대한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시청률 자료의 근본적 신뢰도에 대한 의문과 함께 TNS미디어코리아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등 국내에 2개 있는 시청률 조사 회사들까지 서로 자사의 자료가 더 신뢰도가 높다고 주장하고 나서 시청률 전반에 걸친 방송계의 위상 재정립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4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시청률 조사회사로서는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까지 주최하며 경쟁사인 TNS미디어리서치보다 자사의 시청률 자료가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AGB닐슨 측은 자사 자료가 TNS보다 조사 규모와 방식, 주요 고객인 광고대행사들의 활용도 측면에서 모두 월등하게 낫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단일 고객사로는 가장 규모가 큰 KBS와 MBC가 지난 2년간 TNS 자료를 시청률 주자료로 쓰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AGB닐슨 측은 “TNS가 마케팅 전략적으로 객관화될 수 없는 지표인 손님 시청률을 포함시켜 시청률 수치를 높게 내 왔다”며 “자사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입장에서 높은 수치를 선호하기 때문에 AGB보다 평균 3% 가량 높은 경쟁사 자료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조사 규모나 세밀한 방식 등의 차이보다도 방송사와 양사 조사기관 모두 관행적으로 쓰고 있는 가구시청률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각 언론사를 비롯한 방송계가 활용하는 시청률은 가구시청률. 전체 인구 중 특정 채널을 보고 있는 인구수의 비율이 아니라, TV를 보유한 가구 중 몇 세대가 특정 채널을 켜고 있는지를 조사한 수치다.
즉 4인 가구일 경우 그 집에서 TV 1대가 켜 있다면 가구시청률은 몇 명이 보건 무조건 ‘1’이지만, 개인 시청률에선 온 가족이 함께 보느냐 한 사람만 보고 있느냐에 차이까지 다루게 된다. 따라서 가구시청률은 개인 시청률에 비해 통상 3.5배 가량 높을 수 밖에 없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시청률이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수단이 된 현실에서 정확한 수치보다는 무조건 높게 나오는 수치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며 “가구시청률 2~3%을 둘러싼 논쟁보다도 이번 기회에 시청률조사 전반에 대한 과학적인 신뢰도 확보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