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업계, 300㎜ 투자 다시 시작

D램 업체들이 반도체 시황 부진으로 한동안 뜸했던 300㎜웨이퍼 투자를 다시 시작했다.이에 따라 300㎜ 웨이퍼를 통한 양산이 본격화하는 오는 2004년께 시장 전체에 공급 과잉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기흥 11라인에서 300㎜웨이퍼를 시험 생산중이며, 내년 상반기중 본격 양산에 들어가 월 2만장 규모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은 점차적으로 양산규모를 4만장까지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EC와 히타치의 D램 합작사인 엘피다메모리도 400억엔 규모의 설비투자를 추진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엘피다는 올들어 780억엔을 투자했으며, NEC와 히타치가 180억엔을 추가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삼성전자 등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부족하다고 엘피다측은 분석했다. 엘피다는 히타치와 NEC에서 받은 투자금으로 3월까지 300㎜ 웨이퍼를 월 3,000장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예정이며, 400억엔을 추가로 유치하면 월 1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방침이다. 타이완 프로모스도 오는 2006년까지 모든 8인치 팹(일관생산라인)을 12인치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디지타임스가 이날 전했다. 프로모스는 8인치 팹 장비는 중국으로 이전하는 대신 0.11㎛(미크론) 이하의 첨단 기술 공정 확보를 위해 일부 업체들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타이완 난야도 기반공사에 들어가 내년말이나 2004년초께 3만장 규모를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후식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업체들이 투자를 본격화함에 따라 오는 2004년께 대규모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과잉 현상이 다시 한번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300㎜ 웨이퍼는 현행 200㎜에 비해 생산성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지만, 라인 하나당 3조원 안팎의 투자자금이 필요해 상당수 업체들은 올들어 계속된 적자로 투자를 미뤄왔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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