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창하오의 반발 제2보(11～22) 흑11을 본 검토실의 고수들은 하나처럼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창호가 오늘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 같다는 갸웃거림이었다. “제3국에서 대마를 잡히고 지더니 오늘도 이상 감각으로 두고 있다. 창하오에게 희망적인 일이다.”이렇게 말한 사람은 천쭈더9단. 같은 시각에 한국기원의 검토실에서는 조훈현9단도 비슷한 말을 하고 있었다. “받아달라는 건데 창하오가 반발할 것 같은데요.” 역시 창하오는 가에 받아주지 않고 실전보의 12로 반발했다. 그리고 창하오의 이 한 수로 이창호의 행마가 일찌감치 일그러지게 되었다. 흑13으로 고개를 숙이고 기어나온 이 행마는 너무도 볼품 사나운 것이었으니…. 흑11로는 무조건 참고도1의 흑1에 뛰어나오고 보았어야 했다. 이창호는 백2의 선제공격을 꺼렸던 모양이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흑3으로 대세점을 차지하여 흑이 충분한 국세였던 것이다. 백14는 적절한 타이밍. 창하오가 주문한 그림은 참고도2의 흑1 이하 백4까지였다. 그것이라면 백이 실리와 외세를 아울러 차지한 가상도인데 그 속을 뻔히 아는 이창호는 실전보의 흑15 이하 21로 판을 흔들고 나섰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11/01 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