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철도직원이 한 어린이의 생명을 구한 뒤 자신의 발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25일 오전 9시9분 서울 영등포구 경부선 영등포역에서 열차운용팀장 김행균(42)씨가 플랫폼 안전선 밖에서 놀던 어린이를 안으로 떠민 후 자신은 미처 피하지 못해 두 발목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철도청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9시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으로 가는 새마을호 제11호 열차가 영등포역에 정차하기 위해 진입하는 순간 하행선 플랫폼 중간 안전선 밖으로 나와 놀던 10세 가량의 어린이를 목격, 선로에 뛰어내려 어린이를 안쪽으로 밀어낸 뒤 자신은 반대편 상행선 선로로 가려다 때마침 진입하는 열차를 피하지 못해 사고를 당했다.
김씨는 사고 후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인근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왼쪽 다리 발목과 오른쪽 다리 발등 아랫부분을 절단해야 하는 중상을 입었다. 철도청은 새마을호 승객으로 보이는 어린이를 찾기 위해 사고 열차와 역 구내에서 안내방송을 했지만 끝내 이 어린이를 찾지 못했다.
김씨는 지난 79년 국립 철도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부산진역 수송원으로 철도와 인연을 맺은 이후 24년 동안 철도청에 몸담아오고 있고 71세 노모와 부인 배해순씨, 두 자녀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려오고 있다.
철도청은 김씨의 회복 상태를 지켜본 뒤 계속 근무하도록 하거나 철도 업무가 불가능할 경우 공상자로 처리, 홍익회 등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홍준석기자,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