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CEO 22인] 진대제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

디지털 세계1위 목표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힐튼 호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 2002'개막식장. 진대제(50)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은 개막과 함께 단상에 올랐다. CES 사상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의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삼성전자의 비전과 디지털 가전의 미래상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조리있게 펼쳐내 행사장을 메운 전세계 메이저 업체들의 관계자ㆍ보도진 등 1,500여명의 청중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연설 도중 무려 20여차례나 박수가 터졌다. 진 사장은 이날 한국은 물론 세계 전자업계를 선도하는 최고경영자(CEO)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사회를 보던 CES 회장은 그의 별명을 바꿔줬다. '미스터 반도체'에서 '미스터 디지털'로. 반도체 신화의 주역인 진 사장은 지금 또다른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을 디지털미디어 분야에서 일본 소니에 버금가는 브랜드로 키워내겠다는 것. 삼성은 오는 2005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디지털TV,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플레이어, LCD모니터 등 7대 디지털 가전에서 세계1위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PDP TV(벽걸이TV)에 총 1조7,000억원을 투자, 세계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미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휴대폰ㆍDVD플레이어 등의 선전에 힘입어 삼성은 미주 시장에서 '싸구려' 이미지를 벗고 브랜드 인지도가 89%까지 상승한 상태다. 진 사장은 "소니에 뒤지는 것은 기술력이 아닌 브랜드뿐"이라며 "현재 64억달러인 브랜드 가치를 3년 내에 100억달러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출도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 사업부는 지난해 전년대비 17% 증가한 15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03년 23조원, 2005년 3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디지털TVㆍ홈네트워크 등 미래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소니ㆍHPㆍMSㆍ마쓰시타ㆍ히타치 등과의 전략적 제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의 역할과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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