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IMF총회서 유럽 "弱달러 반대" 전망

美외환시장 개입않고
위안화 절상문제 거론
유럽측 비난 피해갈듯

오는 19일(현지시간) 선진7개국(G7) 회담과 다음날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WB)의 합동 연차 총회에서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 달러화 약세에 대한 조정 필요성을 본격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강한 달러 정책에는 변함이 없으며, 외환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임을 새삼 강조하고 있다. 그런 만큼 미국이 유럽 입장을 적극 수용, 당장 외환 정책에 손을 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주택시장 발(發) 신용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경제가 달러 약세에 힘입어 무역수지가 개선되며 그나마 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유럽의 비판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를 거론하면서 달러화 절상을 둘러싼 유럽과 미국간 전선(戰線)을 최대한 흐트려 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달러 약세를 바라보는 유럽의 시각이 국가별로 사뭇 다르다는 점도 미국측의 입지를 넓혀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유럽, ‘弱 달러’ 반대 목소리 높일 듯….英 등 의견 달라=프랑스ㆍ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유럽은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의 미적지근한 외환 정책을 신랄히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크리스티앙 라가드 재무장관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시장 개입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미국은 강한 달러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제는 일부 국가가 유로화 약세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영국은 유로에 대해 달러를 평가 절상토록 요구하는 내용이 G7 회담 코뮈니케에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피어 스타인브룩 독일 재무장관도 “최근의 유로화 강세가 큰 물의를 일으키는(sensational)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입장불변…위안화 언급으로 비난 회피=헨리 폴슨 미국 재무 장관은 “강한 달러는 미국에게 이익이며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는 원칙론을 줄곧 견지해왔다. 외환 시장에 개입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한 발언이지만, 그 속내는 딴 데 있다는 게 중론이다. 바로 중국 위안화를 타깃으로 삼아 유럽 국가들의 불만을 중국 쪽으로 돌리려는 속셈이 녹아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멜런은행의 수석 외환 스트래티지스트 마이클 울포크는 “폴슨 장관이 대놓고 비난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며, 대신 중국을 논의의 초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FT는 미국이 잇따라 ‘강한 달러 원칙 불변’원칙을 강조한 것을 계기로 유럽측이 미국에 대한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위안화와 엔화에 대한 발언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G7회담과 IMF 총회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해 전세계를 강타한 신용위기와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한 국부펀드의 역할 등에 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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