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최근 기업블로그‘Turn On Tomorrow’를 운영하기 위해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선발한 제1기 스토리텔러들이 발대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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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합니다.'
지난달 24일 오전 9시34분. 삼성그룹의 트위터(@samsungin)에 짤막한 한 줄의 글이 올라왔다. 트위터를 통해 '삼성인'을 '팔로잉'(following)하는 8,700여명에서 이 같은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이와 동시에 전세계 25만명의 삼성 임직원들이 이용하는 사내 인트라넷 '마이싱글' 내 '미디어 삼성'에도 같은 내용이 올라왔다. 그동안 신문이나 방송 등 외부 매체를 통해 회사 소식을 전해 듣던 '삼성맨'들이 이 회장의 복귀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하게 된 순간이었다. 이는 삼성그룹의 대내외 소통 방식과 내용이 온라인과 결합해 빠르고 진솔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으로 꼽힌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사내방송, 사내 인트라넷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회사와 관련된 소식은 사내 임직원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한다'라는 취지 하에 그룹내 사장단 인사, 이건희 회장 경영복귀 발표 등 임직원들이 관심 갖는 회사 소식을 '미디어 삼성'을 통해 알리고 있다.
'마이싱글' 로그인 화면 역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활용한다. 기존에는 계열사 상품이나 서비스 등의 광고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 들어 임직원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나 계열사별 재미있는 소식 등으로 연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겹살 회식 때 얄미운 사람은?'이라는 주제의 글이 뜨는가 하면, 애인이 없는 사람들이 자장면을 먹는다는 블랙데이(4월14일)에는 한 직원이 눈물을 흘리며 자장면을 먹는 모습과 함께 "부장니임~ 자장면만 사주지 마시고, 소개도 시켜달란 말입니다~" ㅠㅠ라는 글이 메인 화면에 실렸다.
그룹 사내방송의 컨텐츠도 대대적으로 바뀌었다. 무거운 주제와 계열사 뉴스 등에서 탈피해 젊은 직원들에게 '삼성 임직원이면 삼성 제품만 써야 하나?' 등과 같은 질문을 던져 현장의 생생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간부와 사원 간 몸이 바뀌어 생활을 하며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픽션 드라마 '체인지', 걸 그룹을 통해 보는 경제학 등 다양한 소재의 방송을 젊은 직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제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외 커뮤니케이션도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삼성그룹 공식 트위터(@samsungin)를 운영하면서 고객들과 친근하게 대화하고, 정보를 알려 주며, 온라인 상에 잘못 퍼지는 정보를 바로잡는 등 적극적인 소통의 툴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samsungtomorrow), 삼성LED(@samsungledin), 삼성SDI(@sdiin) 등 계열사들도 트위터를 운영하며 네티즌들과 소통하고 있다.
트위터가 진가를 발한 것은 지난 2월 밴쿠버 동계 올림픽때다. 당시 미국의 쇼트트랙 선수인 안톤 오노가 미국 삼성 휴대폰 광고모델로 기용됐다는 왜곡된 사실이 온라인에 전파되자 삼성그룹과 삼성전자 트위터를 통해 해명한 것. 미국 통신사인 AT&T가 오노 선수를 포함한 미국 올림픽 대표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고, 해당 광고 마지막에 삼성 휴대전화가 나오는 것은 올림픽 광고에는 올림픽 메인 스폰서 제품만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함으로써 오해를 풀었다.
한편 삼성그룹은 지난 16일 그룹 공식 블로그 '삼성이야기'(www.samsungblogs.com)를 오픈했다. 삼성 임직원들이 직접 일하면서 겪은 경험담이나 삶 이야기, 경제, 트렌드, IT 이야기 등을 써서 포스팅하고 있다.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업블로그 'Turn On Tomorrow'(www.samsungtomorrow.com)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중이다. 60명의 임직원들이 컨텐츠 기획 및 제작에 참여하며, 남녀 대학(원)생15명으로 구성된 제1기 스토리텔러를 최근 선발해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발굴해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거나 홍보 및 마케팅을 위한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네티즌들과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진정한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