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수준별 수업'논란 조명

EBS 교육특집 '모두가 주인공인 교실' 20일 방송




공부 좀 시킨다는 고등학교에 다녔던 사람들이라면 우열반을 기억할 것이다. 엄연한 불법이었지만 암암리에 성적 등수대로 반을 나눠 속칭 ‘서울대반’이라는 이름으로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을 따로 모아논 반이었다.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위화감을 조성시킨다는 비판의 반대편엔 수준별 수업을 해야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나 못하는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견해도 있다. 오는 2008년부터 중ㆍ고교 영어ㆍ수학 과목 수준별 수업이 합법적으로 실시된다. 학생들의 실력에 따라 상중하로 반을 나눠 교육을 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지난 십수년간 논쟁거리였던 평준화 존폐 논란 속에 과연 수준별 수업은 교육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까? EBS는 20일 오후 11시 5분 방송하는 교육특집 ‘모두가 주인공인 교실’에서 이같은 논란을 짚는다.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나라 학교교육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수준별 수업을 시행하고 있는 국내외 사례를 소개한다. 제작진은 강북과 강남 3개 고교를 선정해 자체 제작한 ‘고교 1학년 수학능력평가’ 시험을 실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교고 1학년 기본수준에 달하는 학생이 50%가 채 안 됐다. 심지어 초등학교 5학년 수준을 가진 학생의 비율이 17%에 달하는 학교도 있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일선 교사들은 학생들의 편차가 너무 커 어쩔 수 없이 중간 수준의 수업밖에 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이런 현실에서 나름대로 체계와 의지를 갖고 수준별 수업을 꾸준히 해 온 학교들에서 학생들의 흥미도와 이해도가 향상되고 교육여건도 좋아졌다는 반응을 듣는다. 그러나 상위반에 집중될 학습 제반조건에 대한 차별이 빚어질 거라며 반대도 만만찮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은 자신의 수준을 인정하고 맞춤 학습에 큰 만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춰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기본 소임이자 교사의 당연한 의무”라고 말하는 구미 선진국의 수준별 수업 형태도 조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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