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둔화로 감원바람 확산
질레트 등 대기업들 정리해고 발표 잇달아
올 겨울 감원의 칼바람이 미국 근로자들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AP통신은 18일 최근 경기둔화조짐에 따라 자동차 업계를 필두로 시작된 감원 바람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미 고용전문 조사기관인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의 존 챌린저 사장은 이와 관련 "일부 대기업들이 앞다퉈 감원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이번 크리스마스는 많은 근로자들에게 유난히 쓸쓸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P 통신등 외신은 면도기 등 소비재를 생산하는 질레트가 18일 전 직원의 8%가량인 2,7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질레트는 올해 수익이 예상보다 낮아지자 2,700명 감원을 비롯한 비용절감프로그램을 통해 1억2,50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 최대 의료보험 회사인 애트나도 같은 날 전체인력의 12.5%나 되는 5,000여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트나는 보험가입자가 내년 200만명(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와함께 포드도 라이벌사인 GM, 다임러크라이슬러에 이어 유럽에서 5만명 등 대규모 인원감축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같은 날 보도했다. 포드측은 이에대해 부인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경쟁력 유지차원에서 감원의 태풍을 비껴가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 2년간 1만4,000명 이상을 줄여온 미 최대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4분기 12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되자 투자은행직원 100명을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감원이 지난 6월부터 증가하기 시작, 최근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더 많은 회사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일부전문가들은 경기둔화에 따른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인원감축을 통해 기업의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기업의 전략이 너무 주주중심적이란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장순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