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뉴욕 양키스와 막판까지 혈전을 벌이고 있는 '디펜딩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가 '적전분열'(敵前分裂)'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스턴의 우완 커트 실링이 28일(한국시간) 최근 자신을 향해 쏟아진 팀 동료의 비난에 대해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지역지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몇몇 선수들이 있는 것 같은데 이는 상당히 괴로운 일이다. 실망스럽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최근 이름을 밝히지 않은 보스턴의 한 선수는 또 다른 지역지 '보스턴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실링이 올해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 '무임승차'하고 있다"며 공개비난하면서 사태가 불거졌다.
익명의 이 선수는 이어 "실링이 경기에 나올 때 사람들은 마치 '교황'을 맞이하듯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그들이 (지난해 보스턴에서 뛰었던) 페드로 마르티네스(현 뉴욕 메츠)를 그렇게 환대하며 팀에서 내보냈나? 왜 실링만 '무임승차'의 혜택을누려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실링은 발언의 당사자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86년 만에 '밤비노의저주'를 끊고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지 채 1년도 안 되는 시점에서 내부에서 비난이 터져나오는 것에 상당히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링은 "오랜 시간을 지내다 보면 어떤 사람을 잘 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은 그 사람을 잘 모른다고 생각 드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다"며 담담히 말했다.
그는 특히 "야구만 놓고 볼 때도 올해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였다"며 동정론을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