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대중화 시대 진입

DVD 시장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지난해 말 선을 보인 삼성 콤보 플레이어라는 복하제품(DVD & VHS Player)과 LG전자의 콤비 플레이어가 월2만대 이상씩 물량을 댈 수 없을 정도의 판매호조를 보이는가 하면, 개별 타이틀의 판매량이 렌탈 비디오의 판매량을 육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DVD시장이 매니아 시대를 넘어 대중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올해 공격적인 영업으로 플레이어 보급과 DVD타이틀 출시의 확대를 펴 DVD시장 확산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플레이어 시장은 국산 제품 외에 외산 고급 제품의 판매도 호조를 보여, 작년 말 기준 30만대 이상의 DVD 플레이어가 보급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3월 본격적인 혼수 시장이 활성화 되면 이러한 추세는 더욱 탄력을 받아 올해 플레이어 보급 100만대(누계)도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말까지 총 1,500여편의 영화 DVD 타이틀이 출시된 타이틀 시장에서는, 개별 타이틀의 판매량이 작년 최고치를 세울 '공동경비구역 JSA'의 렌탈 비디오의 판매량을 넘어서고 역대 최고 판매량에 도전하고 있다. 2000년 4월 워너 홈비디오 코리아(대표 이현렬)에서 출시된 '매트릭스'DVD의 판매량이 2월 현재 10만매를 훌쩍 넘어섰다. 렌탈 비디오가 출시 당월에 모든 판매가 이뤄지는데 반해, DVD 타이틀은 출시 이후에 꾸준히 판매가 가능하다는 특징때문이다. 이미 매니아를 중심으로 한 소장용 DVD의 구매시장(셀스루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반증. 최근에 출시된 이른바 대박 타이틀의 판매량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디즈니의 '진주만'은 출시 첫월(작년 12월)에 3만매 이상이 판매되었고, 폭스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1'도 비슷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또한 3월에 워너에서 출시하는 'A.I.'는 앞서 두 타이틀의 판매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타이틀이 10만매 판매를 넘어서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 DVD'매트릭스'가 최신의 화제작 비디오보다 많이 팔릴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DVD'매트릭스'는 소위 말하는 레퍼런스급 타이틀로 분류된다. DVD 입문자라면 누구나 소장하고 싶은 타이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플레이어의 보급이 늘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타이틀의 판매 숫자도 증가하는 것이다. 이 작품의 판매 기록의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가격 경쟁력. 워너는 DVD 소비자가를 1만9,800원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다른 직배사나 한국 제작사의 2만5,000원에서 3만원대에 이르는 가격에 비해 싸다. 워너 측은 올해말까지 30만대 이상의 판매는 무난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DVD 타이틀 10만대 판매가 갖는 경제학 의미는 무엇일까. 이는 최근에 감소하고 있는 렌탈 비디오의 판매 수량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영화계 최대 화제작 '친구'는 지난해 8월에 비디오로 출시돼 9만매 가량이 렌탈 시장에 판매되었다. 외화 중 가장 많이 팔린 '미이라 2'는 지난해 12월에 출시되어 역시 9만매 정도 판매되는데 그쳤다. 몇 년전만해도 역대 비디오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던 영화들이 모두 판매량 10만매를 넘어섰던 것에 비하면, 렌탈 비디오 시장의 약세를 체감할 수 있는 수치다. (표1) 처음 DVD 대중화 가능성이 미국에서 감지되었을 때 업계는 한결같이 "언제 DVD가 비디오를 대체할 것이냐?"는 것이었다. 수치상(표2)으로만 보면, 그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도 있다. 그러나 DVD와 비디오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가 다르고, 그에 따라 독자적으로 다른 시장을 (렌탈 vs. 셀스루)형성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일정 시점 이후에는 공존하며 전체 비디오 시장을 팽창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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