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이사람] 닭고기 전문업체서 바이오 기업으로 변신-김홍국 하림 사장『닭고기 전문업체에서 바이오 식품·제약업체로 재도약, 오는 2004년께 매출 1조원대의 첨단 미래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김홍국(金弘國·43·사진) 하림 사장의 포부는 당차면서도 자신감에 차있다.
우선 지난해 보다 15% 높여잡은 올해 매출목표 3,800억원 달성이 무난하다고 자신했다. 항암·면역기능을 강화시켜 주는 셀레늄 닭고기도 지난주 백화점 식품매장에 출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당뇨·고혈압환자 등을 위한 기능성식품 개발과 설비투자도 순조롭게 끝나 오는 9월께 양산을 앞두고 있다. 닭 부산물을 원료로 한 간경화진단시약과 기관지염치료제, 관절염·골다공증치료제 개발연구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金 사장이 닭과 관련된 사업을 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숙명적이다. 닭띠 해인 57년 때어난 金사장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외가에 놀러갔다가 병아리를 가져다 키운 뒤 팔아 돈맛(?)을 알게 됐다. 닭 사육에 재미를 느낀 金 사장은 이리농고 재학 중 그동안 번 돈을 투자해 양계사업자로 데뷔했다.
호사가들은 金 사장의 이름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에 빗대 「닭고기로 국민과 나라를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金 사장에겐 사업운도 따랐다. 지난 98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로 환율이 급등해 사료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금융기관들의 자금회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IMF 산하 국제금융공사(IFC)가 2,000만달러 규모의 투자 손길을 뻗혀 왔다.
金사장은 이달 초 원광대학교와 산·학일체협약을 체결, 바이오테크 식품과 의약품 생산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하림은 협약을 통해 원광대 산하 연구소들에 연구비를 지원하는 대신 연구성과를 산업화하는 권리를 확보했다. 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내년 중 생명산업학과(가칭)를 신설키로 했다.
金사장은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면 3년 정도의 재교육기간이 필요하고 관련비용도 만만찮다』며 『하림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맞춤식 교육을 통해 양성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에 이같은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양과정에서 생산·원가·인사관리 등 경영관련 과목을 가르쳐 경영마인드를 심어준다」, 「하림 공장 등에서 실습교육을 병행한다」, 「1,4학년 학생들을 선진국에 연수시켜 자신과 하림의 미래를 생각하고 대비토록 자극을 준다」는 게 金 사장이 구상하는 맞춤식 교육의 골자다.
金 사장은 외국에서 석·박사 학위과정을 밟는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임웅재기자JAELIM@SED.CO.KR
입력시간 2000/05/2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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