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등 '영향의 법칙' 소개…'변화 10계명' 제시■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영향의 법칙
킹 덩컨 지음/뜨인돌 펴냄
"옛날 어부들은 하나의 물결 뒤에는 틀림없이 그보다 훨씬 더 거대한 물결이 따라온다고 믿었다. 이른바 '제9의 물결'이다. 이 물결을 치밀하게 예측해 물마루에 올라타는 어부는 남보다 훨씬 멀리 나아갈 수 있었다."
세계적인 변화전문가 킹 덩컨의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영향의 법칙'에 소개된 변화의 메시지다.
저자는 역사에 등장하는 '제9의 물결 시대'의 사례들을 소개한다. 로마제국의 몰락, 인쇄기의 발명, 종교혁명, 민주주의의 도래, 21세기의 시작 등이 그가 생각하는 제9의 물결이다.
개인의 힘으로 제9의 물결을 일으킨 이들도 거론한다. 대표적인 인물은 쉰 살도 안된 나이에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된 빌 게이츠. 500억 달러라는 엄청난 재산이지만, 그의 명의로 된 것은 하나도 없고, 대신 미래에 대한 구상을 세우고 자선사업이라는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파산한 흑백 텔레비전 방송국을 인수해 세계적인 뉴스방송인 CNN을 일으킨 테드 터너, 남아프리카의 영웅 넬슨 만델라 등도 새로운 물결을 만든 장본인으로 소개된다.
'제9의 물결'은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영향의 법칙' 중 하나일 뿐이다. 저자가 말하는 영향의 법칙이란 "한 사람이 주위의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면 은연중에 두 사람의 삶이 변하게 되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세상이 서서히 변해가는 것"이다.
그는 '나비효과'와 '좁은세상의 효과'를 영향의 법칙의 또 다른 예로 든다.
에드워드 로렌츠가 제기한 '나비효과'는 "캘리포니아의 말리부 해변에서 일어난 나비의 날개짓이 몇 개월 뒤 말레이시아의 계절풍을 유발한다"는 이론. 저자는 이 법칙을 영향의 파급효과로 설명하면서 그에 해당하는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1899년 남아프리카에서 보어전쟁이 벌어질 당시 그 근처에 살던 하워드라는 영국인은 포로수용소에서 탈출한 한 영국인 종군기자를 구해준다.
훗날 그 기자는 자신이 겪은 일을 기사로 썼고, 그 기사로 인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다. 그 기자의 이름은 윈스턴 처칠이었다."
'좁은세상의 효과'는 스탠리 밀그램이 발견한 이론. 구체적 내용은 먼 지역에 떨어져 있는 모르는 사람이 서로의 친구만을 통해 연락하고자 할 경우 약 5.5명의 사람만 동원하면 서로 연결이 가능함이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세계가 좁아졌고, 그 만큼 세상의 변화가능성이 높아졌음을 강변한 이 이론을 저자는 네트워크 마케팅의 이론적 근거로 제시한다.
책은 '영향의 법칙'을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용감하게 앞장서는 한 사람의 힘이 세상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하찮은 친절이나 격려 한마디가 놀라운 결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변화는 찰나의 순간에 이루어질 수도 있고, 수백년 전의 영향력이 시대를 초월해 발현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나는 끊임없이 타인에게서 영향을 받기도 하고, 부지불식간에 남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결국 세상 모든 사람들은 타인에게 숱한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저자는 이 모든 양상들을 흥미로운 사례를 곁들여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헐리우드의 여배우인 미셸 파이퍼의 사례. 고등학교 시절 한 선생님이 무심코 던진 "넌 배우 소질이 많은 것 같다"는 한마디가 그녀의 인생을 뒤바꿔놓았다.
자라면서 칭찬이라고는 거의 들어본 일이 없는 미셸은 칭찬 한마디로 비로소 자신감 있게 자신의 꿈을 키워갈 수 있었다.
나쁜 일도 순식간에 확산된다. '영향의 법칙' 때문이다. 2000년 봄 '러브버그'라는 컴퓨터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전세계 수많은 컴퓨터를 무력화시켰다.
'영향의 법칙'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다음은 이를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저자는 "모두가 영향의 파급자인 동시에 수혜자이므로, 우선 자신부터 옳은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힘써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밖에 영향의 법칙을 활용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들은 ▦자기 자신을 믿어라 ▦자신을 표현하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감화시켜라 ▦인맥을 형성하라 ▦리더가 되려는 포부를 가져라 ▦더 나은 세상을 꿈꾸어라 등이다.
문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