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사설] '생명복제' 마음의 준비 필요할 때

[세계의 사설] '생명복제' 마음의 준비 필요할 때 복제 양 '돌리'의 탄생이 보도된 것은 1997년이었다. 그 후 소ㆍ염소 등에 이어 영장류의 복제성공 소식도 전해졌다. 또 전멸 위기에 처한 동물의 유전자를 유사종의 세포에 도입하고, 이종간 복제에 성공했다고 말한 이야기도 있다. 기술개발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이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 돌리 탄생 소식이 전해진 뒤 각국은 이 기술을 인간에 응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일본에서도 작년 말 '인간복제 배아'나 동물과 인간의 세포를 혼합한 '인간 동물 교배'등을 모태에 이식하는 것 등을 금한 '인간 복제기술 규제법'이 제정됐다. 인간의 개체를 금지한다는 점에서 선진 각국은 보조를 맞추고 있다. 그러나 자세한 내용을 보면 미국에서는 민간 자금으로의 연구는 금지하고 있지 않고 미 생식의학회 윤리위원회는 '인간복제를 영원히 금지할 수는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복제 기술을 응용하면 사람과 동일한 유전자를 갖고 어떤 장기에도 변화 가능한 세포를 만들 수 있다. 이 기술이 발전되면 이식용의 장기를 별도로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있다. 이 같은 연구의 규제에 대해서도 각국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만약 미국이 복제 인간을 허용하면 일본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일본인이 미국의 민간연구소에 자신의 복제인간 개발을 의뢰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복제기술을 응용해 뇌와 유사한 장기를 만드는 것은 허용될 것인가.침팬지가 그림 문자나 수화로 인간과 대화할 수 있으며 인간과 똑같이 풍부한 감성을 지니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침팬지를 이용한 복제는 허용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이들 모두 먼 미래의 공상처럼 들리지만 기술의 진보는 오늘의 공상을 내일의 현실로 만든다.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법률이나 그 이전의 논의로 복제인간 금지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이라는 말은 극히 애매하다.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사회적인 논의를 깊이 있게 진행하지 않으면 인간의 판단이 기술 진보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된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1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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