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여러 손해보험사의 상해보험에 가입한 후 사고를 당할 경우 의료비는 실부담액 만큼만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손보사 의료비에 대한 보험료도 50%가량 인하될 전망이다.
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상해보험 표준약관을 고쳐 다음달부터 계약자에 대한 의료비 중복 지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예를 들어 개인이 A손보사와 B손보사의 유사한 상해보험에 각각 가입한 후 사고를 당해 200만원의 의료비가 들었다면 지금까지는 부담액에 관계없이 A사와 B사가 200만원씩 총 400만원을 의료비로 지급해왔다.
손보업계는 이 같은 의료비 중복 지원을 사실상 계약자의 부당 이득으로 간주하고 앞으로는 200만원의 의료비가 나왔다면 A사와 B사가 적당한 비율로 나눠 200만원만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기존 계약자는 종전과 같이 중복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다음달부터 새로운 보험료가 적용돼 판매되는 신상품 계약자부터 중복보상이 금지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병원 치료비나 수술비 등을 지급할 경우 지금까지는 병원이 계약자에게 청구한 금액을 보험사가 전액 지급해 실제 계약자가 입은 피해액보다 보험사가 지급하는 보험금이 많았다”며 “중복보상이 되지 않도록 약관 내용을 수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복보상이 금지되는 만큼 치료비를 지급해주는 부분의 보험료가 50% 가량 줄어 전체 보험료도 인하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손보업계는 다만 사망 및 후유 장해의 경우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의 가치를 따질 수 없으므로 중복보상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사고가 났을 때 지급되는 보험금이 확정돼 있는 상품 역시 중복 보상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