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핵심으로 꼽히는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은 16일 "원내대표의 과도한 권한을 줄여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정두언 의원이 국회에서 '시대변화에 뒤쳐진 20세기형 정당체제,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국회법과 관계없이 원내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분이 원내대표인데 이래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대변인은 정확히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데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책임을 진다"면서 "대변인이 '다수 의견이 이렇다'고 얘기하면 다른 당이 나와서 싸움이 붙는다"며 대변인제 폐지를 촉구했다. 그는 또 "기본적으로 국회는 의원 중심으로 가고 법에 나와있는 대로 운영돼야 한다"면서 "국회의원은 여당, 정부의 견해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판단)하면 소신에 따라 투표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대정부질문을 통해 정부의 국정운영에서 '의회와 대화'를 주문한 정 의원은 이날도 정당 원내대표를 '전지전능(全知全能)한 분'으로, 대변인을 '전지(全知)한 분'으로 빗대면서 쓴소리를 해 당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또 "여당은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하지만 의회를 책임지는 다수당으로서 정부를 견제하는 책무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정부는 여당과 동시에 야당과도 정책협의를 같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형오 의장, 정몽준 최고위원, 이상득 의원, 정의화, 안상수, 심재철, 진수희 의원 등 친이계를 중심으로 한나라당 의원 4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