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원료인 합성수지를 제조하는 SKㆍ대한유화ㆍLG화학 등 10개 석유화학 업체가 지난 11년간 가격담합 행위를 해온 사실이 적발돼 1,000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되고 5개사는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4년부터 10개 석유화학 업체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폴리프로필렌(PP) 가격을 담합해온 사실을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1,05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0일 밝혔다. 과징금 규모는 2001년 군납유류 입찰담합건(1,211억원)과 2005년 KT 등 시내전화사업자에 부과한 1,152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크다. 검찰에 고발된 5개사는 SK와 LG화학ㆍ대한유화공업ㆍ대림산업ㆍ효성 등이다. 공정위는 이들의 담합행위에 따른 피해금액이 1조5,6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SK가 238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한유화공업 212억원 ▦LG화학 131억원 ▦대림산업 117억원 ▦효성 101억원 ▦삼성종합화학 99억원 ▦GS칼텍스 91억원 ▦삼성토탈 33억원 ▦씨텍 29억원 등이다. 10개사 중 호남석유화학은 공정위에 자진신고하는 등 조사에 협조한 점이 인정돼 ‘자진신고자 감면제도(leniency program)’에 따라 과징금 전액이 면제됐고 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포함)도 조사에 협조해 검찰 고발을 면했다. GS칼텍스와 씨텍 등 2개사는 공소시효(3년) 이전에 담합행위를 중단해 고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재찬 공정위 카르텔조사단장은 “이번 사건은 산업원자재 시장에서 11년간이나 지속된 담합 관행을 적발해 시정 조치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