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기업이나 가계, 모두 힘겨운 겨울을 지내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급랭, 국제통화기금(IMF) 당시와 같은 상황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가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보고서를 발표,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내수위축이 장기화 될 경우 우리나라는 `더블 딥`(이중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것이다. 경제성장률도 5%대에서 4%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내수경기의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인 `내수 순환지수`는 지난해 8월 기준점인 `0` 밑으로 하락한 뒤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내수위축과 함께 중동전과 북 핵 문제 등 대외여건까지 악화될 경우 한국경제는 경기침체ㆍ물가상승ㆍ경상수지 적자 등 `3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했다. 특히 금년에는 누적된 가계부채 등으로 지난해처럼 소비가 성장을 이끌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시장에서 우리상품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실물쪽은 말이 아니다. 지난 1월의 체감경기는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 앉았고 6개월후의 경기와 생활형편을 전망하는 소비자 평가지수도 작년 8월이래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각종 공공요금마저 올랐거나 줄줄이 인상을 대기하고 있어 경기침체 속 인플레가 우려되고 있다. 우리경제에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내수와 더불어 한국경제를 지탱해 온 한 축인 수출도 환경이 나빠지면서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0%이상의 신장률을 보여 월별 실적이 150억달러를 유지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새해 들어 1월에는 수출이 144억8,600만달러에 그친 데다 2월에는 지난 18일 현재 67억2,000만달러로 이달말까지 가더라도 130억달러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월에는 4,800만달러 흑자였으나 2월에는 18일 현재 19억3,600만달러 적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원유가 급등에 따른 부담이 주된 원인이나 수출자체의 동력 약화도 있다.
경기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내수도 진작해야 하지만 정책의 우선을 수출에 둘 필요가 있다.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권교체에 따른 경제정책의 혼선도 국민들을 불안케 하는 요인이 돼 소비행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따라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것도 경기를 일으키는 방편의 하나일 수 있다.
<장선화기자 jangsh100@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