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풍향계] 통화정책 불확실성 더 높아져

금리 불안한 움직임 게속될듯

권한욱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리서치팀장

최근 채권시장은 경기회복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불안한 모습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5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된 지난 주에도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5.07%까지 상승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동안 금리는 경기와 정책 변수 등을 선반영하며 많이 올랐지만 당분간 채권시장은 통화 등 정책변수의 불확실성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따라서 지표금리의 불안한 움직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 과정에서 지표의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고 금리에 대한 눈높이가 위쪽으로 올라가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비록 금통위에서 정책금리가 9개월째 동결됐지만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을 되새겨보면 정책변수의 부담감과 불확실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특히 계속 높게 나타나는 통화 수위에 대해 금통위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번에 정책금리가 동결된 배경에는 경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시각이 깔려있다는 지적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비록 한은 총재가 높은 유동성 증가율이 직접적으로 금리인상을 시사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지만, 유동성 증가율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 요건만 충족되면 언제든지 정책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 정책금리인 콜 목표금리와 실제 콜금리의 괴리가 유동성 조절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인정한 점, 자금의 수급을 맞춰주는 실제 콜금리의 순기능을 강조한 점 등은 당분간 긴축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의미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단기 외화차입이 과도하다고 문제를 제기한 후 채권시장 매수 기반의 한 축을 담당했던 국내 외국계 은행 지점의 자금여력이 위축됐다. 여기에 금통위 이후 중기적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감도 한층 더 높게 가세된 상황이다. 이래 저래 채권시장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실제로 정책금리가 인상 되기 전까지는 설령 금리인상 단행이 없다 하더라도 정책변수의 불확실성과 수급 사정 악화라는 이중고 속에 심리적으로 힘든 행군이 예상된다. 다만 경기 모멘텀이 아직 충분치 않고 그동안의 금리 상승으로 절대금리 수준이 어느 정도 매력적이라는 부분이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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