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플러스 영남] 은퇴 앞둔 구자신 쿠쿠홈시스 회장

소형가전 세계 톱 달성위해
이젠 젊은 경영진이 나서야
30년간 양·질적으로 크게 성장
경기 부침같은 외부적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 갖췄죠


[BIZ플러스 영남] 은퇴 앞둔 구자신 쿠쿠홈시스 회장 소형가전 세계 톱 달성위해 이젠 젊은 경영진이 나서야30년간 양·질적으로 크게 성장경기 부침같은 외부적 요인에흔들리지 않는 경쟁력 갖췄죠 양산=곽경호 기자 kkh1108@sed.co.kr “일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것들을 해볼 작정이에요” ‘쿠쿠밥솥 신화’의 주인공인 구자신(67ㆍ사진) 쿠쿠홈시스㈜ 회장은 30년 밥솥인생을 뒤로한 채 조만간 은퇴를 앞두고 있다. 노(老)기업인으로 불리기엔 아직 젊은(?) 나이 이지만 쿠쿠 가족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안겨주기 위해 결코 쉽지않은 용단을 내렸다고 한다. 구자신 회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기자가 경남 양산시 교동에 위치한 쿠쿠홈시스㈜ 본사를 찾았던 때는 지난 18일 오후. 직원의 안내를 받아 회장실이라고 적힌 방을 들어선 순간 멈칫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10여평 남짓한 회장실에는 작은 책상 한 개와 구입한지 20년은 족히 돼보이는 허름한 가죽 쇼파, 갖가지 서적들과 가족사진들이 꽂혀있는 낡은 책장이 전부였다. 지난해 매출 3,100억원을 달성한 중견기업의 회장실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성공한 기업의 회장실 치고는 너무 초라하지 않습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구회장은 “중소기업이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끊임 없는 전문성 확보에 달려 있지 화려한 겉모습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겸손하고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니 이만한 회장실도 오히려 크고 화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인의 밥맛을 지배한 구자신 회장의 성공신화는 지금으로부터 꼭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기업의 납품거절로 빚어진 기업의 존폐 위기를 전직원의 `의기투합`으로 반전시킨 극적인 드라마와도 같다. 국내 외환위기가 막 시작되던 때이던 지난 98년. 당시 모 대기업에 밥솥을 전량 OEM 납품하던 구 회장은 어느날 납품처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경기침체로 밥솥시장을 포기한다는 것이었다. 500여 직원들의 생계가 한 순간에 끊기는 순간이었다. 구 회장은 “이대로 주저앉을 수만 없다는 생각에 숱한 날들을 고민하던 중 직원들에게 자체브랜드로 마지막 승부를 걸어보자고 제안했고, 모두들 흔쾌히 고생의 길을 따라준 결과 지금의 쿠쿠밥솥이 있게 됐다”고 술회했다. 구 회장은 “막상 자체 브랜드를 출시했지만 낮은 인지도 때문에 전직원이 몇 달 동안 거의 잠도 못자고 발로 뛰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모두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회사의 경영 전반을 최근 젊은 경영진에 대폭 이양했다. 구 회장은 조만간 회장직에서도 물러나 기업인으로서 사실상 ‘은퇴’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30년 힘들게 일군 기업을 떠나려니 아쉽지는 않습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구 회장은 “어느덧 쿠쿠홈시스도 숱한 사계절을 지나는 동안 경기의 부침 같은 외부적 요인에 잘 흔들리지않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소형 가전제품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톱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이제 젊은 기업, 젊은 경영진들이 나서야 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쿠쿠홈시스는 올해 창사 30주년을 맞는다. 지난 78년 구회장이 성광전자라는 작은 밥솥회사를 차려 대기업에 밥솥을 납품하던 때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30년 세월동안 회사가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해외시장도 현재 30여개 국가에 진출했고 특히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의 밥솥시장을 평정할 정도로 쿠쿠 브랜드는 세계가 알아주는 전기밥솥의 대명사처럼 굳어지고 있다. 구 회장은 창사 30주년을 맞는 뜻 깊은 올해에 ‘아름다운 퇴장’을 위해 건강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했다. 그는 “지금 나이에 맞는 가장 좋은 운동은 골프라고 생각한다”며 “그 때문에 평소 경영일선에 있을 당시 가장 하고 싶었던 ‘평일 골프’를 매주 나가며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그토록 하고싶었던 평일 골프가 실제 해보니 별 재미는 없더라”고 특유의 소탈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 "30년간 밥솥에 매달려 세계인 입맛 잡았죠" • 은퇴 앞둔 구자신 쿠쿠홈시스 회장 • 밥솥 종주국 日도 이겼다 • "소방방재, 미래 첨단산업으로 육성해야" • "지성美 갖춰야 진정한 미인 될 수 있어" • 최대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 준공 外 • 명품주거타운 조성 분양침체 뚫는다 • 日최대 비즈니스호텔 '토요코인' 상륙 • 펄프몰드 생산 ㈜우진팩 김경환 사장 • 환자 생김새따라 맞춤형으로 진단·처방 • "인쇄출판은 새로움 창조하는 문화산업" • "도심 가까운 곳서 자연 벗삼아 사세요" • 푸른 5월…푸른 바다 남해는 요트의 향연 • 무학 '무한 지역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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