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저금리 기조로 은행권을 이탈했던 시중자금이 지난해는 은행권으로 대거 환류했으나 되돌아온 자금의 대부분 단기성 예금에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4년 중 은행권 수신(말잔기준)은 6천억원이 감소, 사상 처음으로 예금감소 현상이 발생했으나 2005년은 35조1천억원의 예금이 증가하면서 잔액기준으로 609조2천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권으로 대거 자금이 몰려든 것은 시중 실세금리의 오름세와 함께 각 은행이특판상품 등으로 치열한 예금유치 경쟁을 벌인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은행권이 유치한 자금의 대부분은 단기성 상품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해 만기 1년 이상의 정기예금은 6조2천억원이 감소한 반면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은 1조9천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2004년중 1년 이상 정기예금이 14조7천억원 증가하고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이 8조7천억원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또 초단기성 수시입출금 예금은 지난해 22조원이 증가했으며 특히 수시입출금예금의 대표적 상품인 MMDA는 13조원이 늘었다.
2004년의 경우 MMDA는 7조8천억원이 감소했고 수시입출식 예금 잔액도 7조3천억원이 줄었다.
지난해 은행과 자산운용사, 종금사 등을 합쳐 요구불 및 수시입출식 예금과 만기 6개월미만의 정기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이른바 단기성 수신은 435조원으로 2004년말의 398조원에 비해 37조원이 증가했다.
시중자금이 장기투자 재원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부동자금으로 떠도는 현상이 심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자산운용사의 수신(투자신탁 기준) 잔액은 지난해 13조원이 증가, 2004년의 45조2천억원 증가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그러나 자산운용사 수신 가운데 주식형은 2004년중 9천억원 감소에서 지난해는 무려 16조7천억원이 증가한데 반해 채권형은 2004년 21조9천억원 증가에서 지난해는 23조8천억원 감소로 반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