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들의 사냥이 본격화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형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쓰러져 가는 가운데 이들의 알짜자산을 인수하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었다. 금융시장에서는 아직 피비린내가 나지만 국부펀드, 사모펀드, 현금자산이 많은 금융회사들은 오히려 우량기업의 알짜자산을 헐값에 사들일 적기라고 판단, 가차없이 달려드는 모습이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최대 보험사인 AIG는 해외 사업부를 포함해 대규모 자산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G는 미 행정부로부터 지분 80%를 담보로 2년 기한으로 85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고 목숨을 연장했지만 대출금 상환을 위해서는 알짜배기 사업부 매각이 불가피한 상태다. FT는 AIG가 아직 매각 대상 사업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이미 국부펀드와 사모펀드는 물론 미국과 유럽의 보험 회사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AIG의 일본, 아시아 지역 사업부를 포함해 미 보험 사업부, 리스 사업부 등이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차 매각 대상으로는 세계 최고 항공기 리스 회사인 ILFC(International Lease Finance Corp)가 꼽히고 있다. ILFC의 스티븐 유브바르 하지 최고경영자(CEO)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혀 일부 지분 매각을 타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ILFC의 잠재적 인수자로는 두바이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두바이 에어로 스페이스, 아부다비의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등이 거론된다. 최근 골드만삭스, 제너럴일렉트릭(GE) 등에 투자한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역시 ILFC 및 AIG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IG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AIG는 해외 사업부 가운데 알짜로 손꼽히는 일본, 아시아(중국, 대만, 태국 등) 사업부는 가급적 매각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아시아 사업부의 자산가치는 각각 200억~250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AIG 입장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아시아 사업부에는 미국의 사모펀드인 KKR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의 보험 회사들도 아시아 사업부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딧스위스의 한 애널리스트는 "독일의 알리안쯔, 프랑스의 악사, 이탈이리아의 제네랄리, 영국 푸르덴셜 및 아비바 등 보험 회사들도 인수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IG 전 회장인 모리스 그린버그도 AIG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AIG 자산 매각을 둘러싼 인수 전쟁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서 미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리먼 브러더스의 유럽ㆍ중동ㆍ아시아 사업부는 일본의 노무라 홀딩스, 투자은행(IB) 사업부는 영국의 바클레이스가 인수했다.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워싱턴뮤추얼은 JP모건이, 와코비아 은행부문은 시티그룹이 가져갔다.